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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11 조회수1,158 추천수2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3월 11일 사순 제5주간 화요일
 
 
The one who sent me is with me.
He has not left me alone,
because I always do what is pleasing to him.
(Jn.8.29)
 
제1독서 민수기 21,4-9
복음 요한 8,21-30
 
 
어느 날 노부부가 집에서 유일하게 값나가는 말 한 필을 좀 더 쓸모 있는 물건과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그 말을 끌고 시장에 갔지요. 우선 말을 암소와 바꿨고, 또 암소를 다시 양과 바꾸었습니다. 다시 양을 살찐 거위와 바꾸고, 그 거위를 다시 암탉과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암탉을 썩은 사과 한 자루와 바꾸었습니다.

그가 자루를 메고 어느 작은 주점에 들러 쉬고 있을 때 두 명의 나그네를 만났습니다. 한담을 나누다가 그는 자신이 시장에서 겪은 일을 얘기하게 되었지요. 이 나그네는 박장대소하면서 그가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늙은 마누라에게 혼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대응했고, 결국 이 나그네는 금화 한 자루를 걸고 내기를 걸었답니다. 두 사람은 할아버지의 집으로 따라갔지요.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오자 매우 기쁘게 맞이했어요.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고, 다른 물건으로 교환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와, 우유를 먹을 수 있겠군요. 양젖도 맛있지요. 거위 털이 얼마나 예쁜데요. 와, 계란을 먹을 수 있겠어요.”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가 짊어지고 온 썩기 시작한 사과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녀는 화를 내기는커녕 흥분하며 말했지요. “그럼 오늘 저녁엔 맛있는 사과파이를 먹을 수 있겠네요.”

결국 이 나그네는 내기에 져서 금화 한 자루를 잃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 노부부의 서로에 대한 굳은 믿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믿음만 있으면 보다 더 풍요로운 세상을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믿지 않고 불신과 부정적인 생각으로 주님께서 만든 이 세상을 협소하고 힘들고 어려운 곳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신원에 대한 말씀과 함께 믿음으로 인해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에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당신은 누구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사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엄청나고 믿기 어려운 말씀을 하실 때 마다 “당신은 누구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한낱 갈릴래야 사람, 또는 나자렛 예수, 또는 마리아의 아들, 아무아무의 형제 정도로만 규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즉,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것, 우리들의 구원자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지 않았던 것이지요.

하느님과 모세에게 ‘이 보잘 것 없는 양식은 이제 진저리가 나오.’라면서 불평하는 과거 이스라엘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면서 또 다른 불평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모습에 우리 역시 자유롭지 못합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 없이 대신 불신과 의혹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 또한 사랑보다는 미움으로 예수님의 뜻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그래서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예수님께서 계시는 곳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우리들인 것입니다.

꼭 필요한 주님께 대한 나의 믿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의 가족에게 칭찬의 말을 전해 줍시다.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기(이안나, '좋은생각' 중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고아원에서 3주일간 봉사활동을 할 때였다. 봉사 첫날, 내가 고아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이 달려오더니 손을 입에 가져다 대면서 배고프다는 시늉을 했다. 무작정 돈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시 뒤 서투른 탄자니아어로 내 소개를 마치고 교실을 빠져나왔다. 그때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황급히 뛰어와 내 손을 덥석 잡고는 “돈 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아이 손을 양손으로 꼭 부여잡고 눈을 마주쳤다. 뜻밖의 행동에 당황했는지 아이는 얼른 손을 빼고 저만치 달아나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다음 날 아이는 또다시 다가와서 “돈 주세요”라고 말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아이를 부둥켜 안았다.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냥 안아 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 다음에도 내게 달려온 아니는 돈 달라는 소리는 하지 않고 그냥 내 품에 안겼다. 그러자 주위 아이들도 서로 내 몸을 먼저 감싸 안으려고 했다. 그런 경쟁이 재미있는지 아이들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며칠 뒤 새로운 아이가 고아원으로 왔다. 그 소년은 나를 보자마자 “돈 주세요”라고 말했다. 또다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서 있는데 한 소년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너 그러면 안 돼! 이분은 선생님이야. 그런 말 하지마!”

그렇게 다그치고 새 친구를 꼭 안아 주는 게 아닌가! 가슴이 울컥했다. 그 녀석은 내가 고아원에 도착한 첫날 제일 먼저 달려와 돈 달라고 떼를 썼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을 먼저 안아 주고 있다니....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품이 필요했다.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아무 말 없이 아이들을 꼭 안아 주자.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사랑을 느끼고,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
 
 



Together - Giovanni Marradi

조명연 마태오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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