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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1일 야곱의 우물- 요한 8, 21-30 묵상/ 잃어버린 신발 한 짝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11 조회수857 추천수8 반대(0) 신고
잃어버린 신발 한 짝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간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그러자 유다인들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니, 자살하겠다는 말인가?”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그러자 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요?”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처음부터 내가 너희에게 말해 오지 않았느냐? 나는 너희에 관하여 이야기할 것도, 심판할 것도 많다. 그러나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참되시기에,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이 세상에 이야기할 따름이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가리켜 말씀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었다.
(요한 8,21-­30)
 
 
 
 
◆아버지한테서 파견되어 오신 예수께서 아버지께 가신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파견 사명을 모두 완수하셨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철저하게 아버지께 정향된 예수님의 신원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장마철이 되어 냇물이 불어났을 때 엄마가 새로 사 준 분홍 슬리퍼를 신고 냇물을 건너다가 그만 슬리퍼 한 짝을 놓쳐버렸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미 떠내려간 슬리퍼가 혹시 어디 걸려 있지 않을까 하여 몇 번이나 냇가를 살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머지 한 짝은 오랫동안 신발장에 넣어두었다. 신발은 한 짝을 잃으면 신을 수 없는 공동 운명체여서 한 짝만으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성부로부터 파견되어 지상에 오신 성자는 성부와 하나이시다. 지상생활 동안 늘 그렇게 함께 걸으셨다. 성부와 성자는 구분되면서도 늘 하나로 생활하셨다. 그것이 성자의 자아의식이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오심도 함께 오심이고, 가심도 함께 가심이다. 파견 사명은 함께 이루시는 일이다. 성자는 ‘성부와 함께 성자’이시다. 성자의 신원은 철저하게 성부와 결합되어 있다.
 
신앙인에게 하느님은 다른 한쪽 신발과 같다. 하느님을 잃는 것은 나를 잃는 것이다. 물살은 순식간에 한쪽 신발을 앗아갔다.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간 분홍 슬리퍼처럼 세상의 영화나 이기심, 탐욕의 물살에 한쪽 신발을 잃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나는 하느님 없이 나일 수 없고, 나를 살아갈 수 없다. 우리 모두 하느님과 함께 세상에 왔고,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께 간다. 하느님과 함께할 때 진정한 나일 수 있고, 나의 소명을 완수할 수 있다.
 
예수님처럼 나의 신원 의식을 하느님께 둔다면 갇혀 있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구원의 시간을 신명나게 살아낼 수 있다.
“나는 간다.”고 하시는 예수님 말씀은 파견 사명의 완수를 알리는, 하느님과 함께 나의 길을 부지런히 걸어가라는 초대 말씀이다.
서효경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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