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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계인(境界人)으로 산다는 것 -회개와 하느님의 나라- 2013.10.25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5 조회수44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10.25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로마7,18-25ㄱ. 루카12,54-59

경계인(境界人)으로 산다는 것 -회개와 하느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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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계인으로 산다는 것-회개와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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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도자들은 좌파나 우파에 앞서 사랑의 하느님 파입니다.

자유와 평등을, 정의와 평화를 포괄한 사랑의 하느님 파입니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빈자와 부자의 경계선 상에 살고 있는 경계인 이자

실제 변두리에 살고 있는 변방인(邊方人;marginal man)입니다.

하여 좌파와 우파, 빈자와 부자 모두의 하느님이듯이

이들 모두에게 활짝 열려있어 모두가 찾는 여기 사랑의 하느님 파인 수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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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나 우의 진영논리에 휘말려서도 안 되며

그 경계선 상에서 의식은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경계인입니다.

요즘 이념은 물론 소유의 양극화가 심각합니다.

자본주의의 병폐로 인한 현대판 계급제도가, 노예제도가 정착되는 느낌입니다.

반복되는 역사의 악순환 같기도 하고 이게 인간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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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와 부자, 좌파와 우파의 골이 너무 깊고 장벽이 너무 두텁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분 상승이 참 힘들며,

살기위해 힘들게 일해야만 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없는 대부분 사람들이

흡사 노예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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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작금의 현실을 내전상태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이나 사고,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현실이

흡사 내전상태를 방불케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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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치평론가의 인터뷰 내용도 생각납니다.

-왜 우리는 정치는 물론 언론까지 양극화가 심할까. 진보와 보수의 덕목이 있는데-

“우리의 보수는 깝깝한 꼴통이고, 진보는 시끄러운 깡통이다.

보수의 정체는 친 기업이고, 진보는 그 반대인 친 노동이다.

각자 대립하면서도 상생(win-win)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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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의 현실 속에서 깨어 상생의 경계인으로 살라는 깨우침을 줍니다.

깨어 어느 자리에 있든

내적으로 경계인으로, 변방인으로의 삶이 바로 회개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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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퍼뜩 떠오른

‘회개하여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평생 비전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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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전반부, ‘시대를 알아보라.’는 주제에선 하느님의 나라를 묵상했고,

복음의 후반부, ‘늦기 전에 화해하라.’는 주제에선 즉각적인 회개를 묵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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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여 하느님 나라의 징표를, 시대의 징표를 깨달아 살 때

비로소 하느님 나라의 삶이며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내적 경계인으로, 변방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양극화의 골을,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바로 이게 내적혁명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은 양극화의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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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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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 때 가능합니다.

위선자들로부터 벗어나 내적으로 경계인이자 변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래야 시대의 징표를 깨달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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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양극화의 현실은 우리 내면 안에 상존합니다.

내안에 선과 악이, 좌와 우,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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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완전한 선인도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진보도 완전한 보수도 없습니다.

이래서 누구나의 가능성이 위선자입니다.

하여 바오로의 내적분열의 인간존재에 대한 탄식이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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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내적인간은 하느님의 법을 두고 기뻐하지만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겠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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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으로

진정 내적분열을 극복하여 경계인이자 변방인으로 살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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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양극화를 넘어

모두를 아우 룰 수 있는 내적 경계인이자 변방인의 하느님 파가 되어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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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시편34,9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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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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