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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1일 사순 제5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11 조회수824 추천수15 반대(0) 신고
 

3월 11일 사순 제5주간 화요일 - 요한 8,21-30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느님 마음에 꼭 드는 영혼의 소유자>


   한 잡지에서 ‘일상탈출’이라는 주제로 여러 사람들의 원고를 소개했는데, 눈에 번쩍 띄는 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루한 ‘일상탈출’을 위해 여행이나, 자기만의 휴식 방법을 소개하는데  비해 이 유별나게 착한 분께서는 이렇게 자신만의 특별한 일상탈출방법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살면서 분하고 속이 상할 때면 나는 헌혈차를 타고 다른 세상으로 탈출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쌓이고 억울한 일도 생기게 마련. 그럴 때 마다 술도 마시고 동료들을 붙잡고 상사 욕도 해보았지만 공허함과 씁쓸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헌혈차. 갑자기 알 수 없는 활력이 솟구쳐 차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떤 불만이 생겼을 때 마음을 다스리는데 헌혈이 도움이 된다면 믿겠는가. 남을 위해 내 몸 속의 소중한 피도 뽑는데 이런 작은 일도 이해하지 못하는가, 그래 웃고 넘어가자, 그러면서 전날 나를 잡아먹을 듯이 쏴 대던 상사에게 모닝커피를 직접 타 주는 것. 그러면 상사도 멋쩍은 듯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친다(최진성, ‘샘터’ 4월호 참조).”


   보십시오.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예쁩니까? 하느님 마음에 꼭 드실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가 분명합니다.


   직장에서 CEO나 관리자로 근무하시는 분들, 가끔씩 ‘행동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아랫사람을 만나실 것입니다. 어떤 유형이 그렇습니까?


   회사의 방침에 조금도 협조하지 않는 직장인, 윗사람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직장인, 회사야 어떻게 돌아가든 자기 한 몸 챙기기 바쁜 직장인, 이런 사람이 또 퇴근은 칼입니다.


   반면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랫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시겠지요. 경영자가 제시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퇴근초차 잊고 헌신하는 부하직원, 어떻게 하면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 창출할까 고민하는 부하직원, 회사를 자기 집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부하직원, 그래서 환한 얼굴로 출근하는 부하직원, 이런 사람은 고용자가 아니라 평생 함께 가고픈 동반자로 생각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지니고 사사건건 따져드는 바리사이들을 향해 명확하게 자신을 소개하십니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이어서 하느님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도 명료하게 설명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인간 세상에 내려오셔서 하신 일은 모두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일이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셨던 모든 사명에 대해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다 이루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지 않는 일이라면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께 대한 철저한 순명, 목숨을 건 충실성, 그것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삶의 핵심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니 그 파렴치한 원수들 앞에서도 조용히 침묵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니 그 수치스런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니 결국 당신 목숨까지 남김없이 내어놓으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있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일’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아래에서 온 사람’이 아니라 ‘위에서 온 사람’처럼 살아가는 일입니다. 점차 영적인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는 일입니다.


   세상살이가 힘겹고 고달플지라도 꾹 참고 견뎌내는 일입니다. 오늘 비록 가시밭길을 걸어갈지라도 걷다보면 좋은 날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걸어가는 일입니다. 불평할 일이 많더라도 투덜대지 말고,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491번 / 십자가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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