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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3.6 사순 제4주간 목요일
탈출32,7-14 요한5,31-47
"진리를 증언하는 삶"
태양 빛이 사라지면 캄캄한 세상입니다.
이래서 그리스도를 세상의 빛이라 합니다.
소금이 없으면 음식의 부패와 변질은 필연입니다.
이래서 그리스도를 세상의 소금이라 합니다.
진리자체이신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삶,
바로 세상의 빛이자 소금으로서의 삶을 뜻합니다.
증언의 빛이요, 증언의 소금입니다.
“그 무엇도 하느님의 일보다 앞세우지 마라.”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마라.”
성규의 두 말씀,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삶의 첫 자리에 놓으라는 말씀입니다.
진리자체이신 그리스도를 위한 증언의 삶에 몸 바치라는 말씀입니다.
‘순교자(martys)’는 '증거자’를 의미합니다.
얼마나 많은 순교성인들이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해 몸 바쳤는지요.
바오로 사도의 고백은 바로 이들의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삶의 유일한 목표는 진리자체이신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삶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주님 하신 일들이, 성경이,
심지어 아버지께서 그리스도를 증언하십니다.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들을 보냈을 때 그는 진리를 증언하였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모든 증언의 한 가운데 확고히 자리 잡고 계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삶의 중심이 될 때,
진리자체이신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삶일 때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에 샘솟는 활력이요 용기입니다.
사실 기도와 노동 등 우리의 모든 수행들 역시 진리를 증언하는 삶에 직결됩니다.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이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떡값’ 뇌물을 받은 고위층들의 명단을 일부 발표할 때
다음 인터뷰 대목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사제단의 증언과 범죄자들의 발뺌 사이에서
어느 것이 더 진실인지 식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제단의 용기는
바로 진리를 증언하는 삶이 몸에 배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진리를 증언하는 것은
하느님이, 그리스도가 삶의 중심임을 천명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급속한 타락은
그들 삶의 중심에 하느님 부재(不在)를 반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대신에
눈에 보이는 수송아지 상을 만들어 절하고 제사 드리는 우매한 백성들입니다.
마음의 중심에 하느님 모시지 않았을 때,
누구나의 가능성이 우상숭배입니다.
곤경 중에서 우매한 이스라엘 백성은 눈에 보이는 수송아지 신을 찾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참 지도자 모세만은 주 하느님을 찾아 애원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큰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당신의 백성에게
진노를 터뜨리십니까?....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
모세의 강력한 설득과 애원의 기도로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습니다.
오늘 하루도 진리자체이신 주님을 위한 증언의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 거룩한 미사 중에 주님의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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