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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숨구멍'같은 사람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7 조회수744 추천수9 반대(0) 신고

'숨구멍'같은 사람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예전에 낙동강을 건넌 적이 있습니다. 나환자 마을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동네 아이들과 함께 꽁꽁 얼은 낙동강을 건너 ‘자장면’을 먹고 왔었습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아이들과 함께 건넜던 그 언 강이 문득 생각납니다. 강은 두껍게 얼어도 어딘가에 숨을 쉬는 구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강물도 숨을 쉬고, 얼음 아래 있는 물고기들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의 신비는 참 묘한 것이어서, 물이 얼면 물에서 뜬다고 합니다. 사실 얼면 비중이 더 나가서 가라앉아야 하는데 물만은 물위에 뜨기 때문에 물속의 모든 생명체는 얼어붙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얼음 두께가 어느 정도 되면 그 아래의 물은 얼음의 보호를 받아 더 이상 얼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자연의 신비입니다.

주변을 보면 꽉 막힌 세상에 ‘숨구멍’같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서먹서먹한 관계를 따뜻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분들은 말은 하지 않아도 있는 것만으로도 힘을 주기도 합니다. 본당에서도 그렇습니다. 어제 ‘성령 기도회’ 모임에 함께 했습니다.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2시간씩 매주 수요일 기도를 하십니다. 어제 청원기도에서는 본당 신부와 공동체를 위해서, 아픈 사람들과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새로 시작된 정부를 위해서 기도를 하였습니다. 기도 끝에 각자의 소망을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정말 기도는 삭막한 세상을 이겨내는, 고통과 아픔을 견뎌내는 ‘숨구멍’과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모세는 하느님의 분노로 벌을 받게 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숨구멍과 같이 이야기를 하십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청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잘 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크시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 땅에서 구해 주신 하느님께 다시 한 번 용서와 자비를 청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 되고 있는 단체를 꽁꽁 얼리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신들의 욕심과 자신들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뜻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지만 그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일은 정말 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숨구멍’과 같은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를 위해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바람이십니다. 막힌 것은 뚫어 주시고, 얼어붙은 것은 녹여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온 몸을 바쳐서 우리들 구원을 위한 ‘숨구멍’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생각해 봅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속한 공동체를 얼리는 존재인가! 아니면 질식해서 숨이 멎을 것 같은 공동체에 사랑과 기쁨을 주는 ‘숨구멍’과 같은 존재인가!

 

 



 추억의 고전 음악





출처;야후블로그<마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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