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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8 조회수440 추천수5 반대(0) 신고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예수님의 이 물음이 이 눈먼 사람,

맹인,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장애인,

바르티메오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왔을까?

그는 대답하였다.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바르티메오에게는 너무나 가슴이 벅찬 말씀이었다.

이 말씀 속에 이미 예수님은 그가 원하는 것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런 감격에 젖을 수 있다. 그토록 바라던 것을 얻게 되었을 때.

 

그제 팔순이 훨씬 넘으신 고모님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시켰다.

5년전 위암 말기 환자로 진단받았지만 아직까지도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최근 악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담당 의사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신부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잘 돌볼게요”

 

나는 이 말을 전폭적으로 믿는다.

돈 버는 병동이 아니라고 아직도 많은 대형병원에서조차 기피하는 호스피스에 투신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열정을 바친 의사 선생님이시기 때문이다.

 

고모님 딸이면서 수녀인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곳에 맡겼으니 아무 염려할 필요조차 없을거야”

그리고 잠시 후 답장이 왔다.

“그런거 같다. 벌써 안마 서비스도 받고”

 

담당 의사 선생님이 전화에서,

“우리 병동에 29살 된 청년이 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모레 저녁에 라스트 콘서트를 열어줄 예정인데 신부님이 함께 해 주시면 좋겠어요.

병자성사도 필요하고요” 하신다.

 

기꺼이 가겠다고 전화를 끊은 후, 가슴이 벅차오면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젊은 나이에 죽을 수 밖에 없어서 안타까워서 그런 것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 그 청년에게 당신이 해주시고 싶은 아낌없는 사랑을

우리들을 통해 해주시고자 한다는 깨우침 때문이었다.

 

그렇다.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시고자 하신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이 말씀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이제 여러분도 짐작하실 것 같다.

이 말씀은, “무엇이든지 바라는 것을 해주고 싶으니 말해보아라”는 말씀 외에 다

른 것이 아니다.

 

복음서에서, 다른 모든 사람은 거부했지만 예수님만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에 주목

해야 한다.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신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때 예수님이 그 소리를 들으셨다.

성서는 그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첫 번째 외침은 예수님 귀에 들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예수님 주위에 많은 군중이 밀쳐대며 예수님을 따라가고 있었고

그만큼 소란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소란한 가운데서도 예수님은 귀를 다시 기울이셨다.

‘무슨 소리지? 누가 부르는 소리인데, 간절한 목소리 같은데…’

 

사람들은 무관심해도 예수님은 참으로 나에게,

또 여러분 각자에게 아주 관심이 깊으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유념해야 한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29살의 청년에게도 예수님은 말씀하실 것이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그리고 그 청년은 아마도 처음에는

“제 암 덩어리가 없어지게 해주십시오”하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제는 하느님께로 가야 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자기 남은 삶을 최고로 기쁘게 보내기 위해 청했을 것이다.

“저를 위해 마지막 콘서트를 연주해 주십시오.”

 

그래서 하느님은 기꺼이 그 호스피스 담당의사와, 간호사, 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등과 함께,

그리고 거기 오는 모든 봉사자들을 동원해서 그에게 가장 화려한? 콘서트를 열어주

시기로 하셨을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을 다시 보고, 새롭게 보고, 정말 그분 앞에 서서 자세히 바라보고

“예, 예수님” 하고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우리가, 우리 나약한 인간들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도

그 의사선생님과의 전화 통화후 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것 같다.

 

나에게 닥친 모든 것을 “예, 예수님!! 감사합니다. 예수님, 고맙습니다 예수

님!”하고 말할 수 있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그분 앞에 필요한 은총을 청하자.

그분은 기꺼이 주실 것이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무엇이든지 기꺼이 주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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