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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4일 야곱의 우물- 요한 5, 1-3ㄱ.5-16 묵상/ 세상이 악해지는 이유는?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4 조회수568 추천수5 반대(0) 신고
세상이 악해지는 이유는?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예루살렘의 ‘양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었다.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그 병자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그날은 안식일이었다. 그래서 유다인들이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이오. 들것을 들고 다니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그가 “나를 건강하게 해주신 그분께서 나에게,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그들이 물었다. “당신에게 ‘그것을 들고 걸어가라.’ 한 사람이 누구요?” 그러나 병이 나은 이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지 못하였다. 그곳에 군중이 몰려 있어 예수님께서 몰래 자리를 뜨셨기 때문이다.
 
그 뒤에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성전에서 만나시자 그에게 이르셨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그 사람은 물러가서 자기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신 분은 예수님이시라고 유다인들에게 알렸다. 그리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요한 5,1-­3ㄱ.5-­16)
 
 
 
 
◆벳자타 연못에는 1년에 몇 번 하느님의 천사가 내려오는데, 그때 연못의 물이 움직인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연못 물이 움직일 때 그 물에 몸을 담그면 병이 낫는다고 믿었습니다. 연못가에는 물이 움직일 때를 기다리는 수많은 병자가 있었고, 서른여덟 해 동안 앓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오래도록 몸이 아프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만 병들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음도 그만큼 외롭고 약해졌다는 뜻입니다. 서른여덟 해 동안 병자로 누워 있는 그 사람 곁에는 돌봐줄 가족이나 친구가 없었습니다. 육체적인 병으로 괴롭지만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한테서 떨어져 나와 외톨이가 되고, 그들의 관심과 기억에서 잊혀지는 것이 더욱 아팠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병자에게 가셔서 병든 육체뿐 아니라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셨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이 비슷한 말이 지금 우리 주위에도 소리 없이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저는 사랑받고 싶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이가 없습니다”, “저와 함께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들 틈에서 홀로 버려진 채 자신의 손을 잡아줄 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과연 우리 주위에, 내 가족 가운데 없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세상이 악해지는 것은 선한 이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영수 신부(광주대교구 청소년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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