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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4 조회수1,253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3월 4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Rise, take up your mat, and walk.”
(Jn.5.8)
 
 
제1독서 에제키엘 47,1-9.12
복음 요한 5,1-3ㄱ.5-16
 
 
어제는 우리 본당 신학생 중 한 명이 수단을 입는 착의식을 한다고 해서 인천 신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착의식과 직수여식 미사를 봉헌하면서 문득 제가 신학교 입학할 때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벌써 거의 20년 전의 일이 되고 말았지만, 그때의 체험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입학하면서 깜짝 놀란 것은 신학교에 신부님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까만 수단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모두 신부님으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길을 가다가도 멀리서 까만 수단이 보이면 피해서 가고 때로는 숨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얼마 뒤, 4학년 때 착의식을 하면서 수단을 입게 된다는 것을 배우면서 신학교에 신부님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무튼 20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년 전에 보았던 신부님이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바로 저 모습일 텐데, 지금 보면 너무나 어리게 보이는 것입니다. 심지어 내년이면 신부님이 될 부제님들까지도 앳디게 보입니다. 그러나 20년 전에 제가 본 선배님들의 모습은 어느 정도의 중후함까지 느껴지는 진짜 신부님 같았거든요. 그렇다면 요즘 학생들이 더 동안이라는 말일까요? 아니겠지요. 그보다는 제가 연장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위치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입장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의 상황에 따라서 바뀌는 우리 인간들의 판단이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자신은 늘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분은 주 하느님 한 분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을 치유해주시지요. 그가 있었던 곳은 벳자타라고 불리던 못이었는데, 이곳에는 하나의 전설이 있었습니다. 벳자타 못은 가끔 샘물이 솟으며 물이 움직였는데, 이는 천사가 내려와 물을 휘젓는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었고 바로 이 순간에 제일 먼저 못에 들어가면 병이 낫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못 근처에 있었지요. 그러나 서른여덟 해나 앓던 이 사람은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가장 먼저 이 못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들어가기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갔으니까요.

그는 다른 병자의 치유기적에서처럼 도와 달라, 불쌍히 여겨 달라는 간청을 드리지도 않았습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에게 믿음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한 말씀만 하셨지요.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나 이 말씀이 문제가 됩니다. 당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시행령이 39개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하나가 ‘안식일에는 어떤 물건이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을 금한다’입니다. 따라서 들것을 들고서 걸어가는 것은 안식일 법에 어긋난다는 것이지요.

이제 문제는 누가 안식일 법을 어겼냐는 것입니다. 당연히 치유 받은 사람이 어긴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는 자기 자신은 잘못이 없고 예수님께 그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박해가 시작되는 동기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즉, 병자의 입장에서와 치유가 된 이후의 입장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병자의 입장에서는 못에 들어가기만 하면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못에 들어가지도 않고서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치유의 은총을 받자, 이제는 예수님 편이 아니라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위치에 서서 율법을 어긴 예수님을 고발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어떤 위치에 서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병자를 고쳐주셨듯이,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예수님의 위치에 서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서른여덟해만에 예수님을 만나 치유된 병자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 안에서 구원될 수 있습니다.



오랜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박성철, ‘행복 비타민’ 중에서)

신발 회사에서 일하는 잭슨은 벌써 30년을 한결같이 그 직장에 몸을 담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60이 되어 퇴임을 앞둔 그에게 올해는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마지막 해였습니다. 그는 늘 성실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줬고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매년 12월이면 ‘가족의 날’이라는 시간을 정해 크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였습니다. 이 행사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올해의 행운 사원 추첨’이었습니다. 이 행사는 300명에 이르는 공장 노동자들이 10달러씩 넣은 봉투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적은 쪽지를 상자에 넣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장이 나와 눈을 가리고 그 상자 안에서 쪽지 하나를 꺼내는 것입니다. 그 쪽지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사람들이 모은 10달러 봉투와 꽤 많은 사장님의 특별 격려 보너스와 함께 2주일간 휴가를 가게 되는 행사였습니다.

사람들은 밝은 표정으로 10달러가 든 봉투를 상자 안에 넣었습니다. 그 행사가 있기 전 사장님은 한 직장에서 30년을 한결같이 성실히 근무한 잭슨을 단상으로 불러 기념패와 선물을 수여하였고 사람들은 그의 우정과 성실성에 박수로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드디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올해의 행운 사원’ 추첨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장이 단상으로 올라가 상자 안에 손을 넣고 천천히 종이 한 장을 뽑아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사장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사장의 목소리가 온 회사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렸습니다.

“올해의 행운 사원은 잭슨입니다.”

사람들은 잭슨을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렇게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상자 안에 들어 있던 300개의 종이쪽지에는 모두 다른 글씨체였지만 전부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잭슨.”
 
 
 
Yukie Nishimura - Close To You 

 

Whitney Houston  - Where do broken hearts go

 
조명연 마태오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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