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 아프리카] 3.검은대륙에 희망을 심다 .....<모셔옴>
작성자최진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3 조회수573 추천수9 반대(0) 신고

[아! 아프리카] 3.검은대륙에 희망을 심다

“주린 배 채우고 공부도 하고 싶어요”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런 일도 있나…. 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7만원이 없어서 죽어간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간염, 에이즈…. 대부분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집에서 민간 치료를 받는다. 이 마을에도, 저 마을에서도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그나마 살아남은 소녀들은 계속 임신을 하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또 죽고….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 7만원이면 흙집 한 채 짓는다

카카욘(Kakayon) 마을. 지난해 방문하지 않았던 새로운 마을이다. 차로 1시간, 도보로 8시간 걸렸다. 마을을 들어서자 아이들이 몰려나와 가장 먼저 반긴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맑다.

이 마을에도 역시 비누, 휴지, 칫솔, 치약이 없다. 당연히 화장실도, 욕실도 없다. 벌써 5일째 제대로 씻지 못했다. 걸어가다가 냇물이 나타나면 얼굴을 씻고, 급한 용무는 산속에서 해결해야 했다. 이신부는 그런 야영생활에 익숙해 보였다.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오랜만에 한국사람 만나 함께 공소 방문하는 것이 이렇게 기쁘고 행복할 수 없습니다. 매번 저 혼자 오거든요.”

카카욘에서도 큰 환대를 받았다. 원주민들이 저녁으로 쥐 요리를 내왔다.

귀한 손님이 왔다며 내온 음식이다. 주위에 아이들을 빙 둘러서 구경을 했다. 몇 숟가락 들다가 수저를 놓자, 아이들이 달려들어 뼈에 묻은 작은 살점까지 쏙쏙 발라 먹는다.

그 아이들 무리 속에 유난히 초롱한 눈을 가진 아이가 있었다. 배시 코로마(Bassay Koroma). 13살이다. 이상원 신부가 학비를 지원하는 아이 중 한 명. “한번 가르쳐 주면 한번에 줄줄 외울 정도로 머리가 비상한 아이입니다.” 이신부는 “학업에 재능이 있는데도 학비가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한국 신자분들의 도움으로 이제는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 신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카카욘 마을 아이들은 모두 30여 명. 이중 3명만 10km밖에 떨어진 중학교에 다닌다. 이신부가 사목하는 마을 전체 아이들에게 모두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현재로선 무리. 그래서 이신부는 우선 각 마을에서 학업에 재능을 보이는 3~4명씩 선별,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평생동안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폭행과 강요된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7만원 정도면 흙집 한 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여자 아이들을 위한 집을 짓고, 공동체를 만들어 교육을 시키는 방안을 생각 중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열어주겠다는 구상이다. 이신부는 또 특출한 천재성을 보이는 아이들은 외국 유학까지 보낼 계획이다.

# 늘 새벽과 저녁에 함께 모여 기도

“땡~땡” 종소리가 울린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다. 밖에 나와보니 마을 가운데 위치한 움막에서 손전등 불빛이 새어 나온다. 이상원 신부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새벽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이분들은 늘 새벽에 함께 모여 기도를 바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비록 가난하지만, 매일 새벽과 저녁 기도를 함께 모여 바치는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분들은 ‘신앙생활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가르치면 그대로 따라합니다. 순수한 영혼들입니다.” 한국교회의 초창기 모습을 닮았다.

# 시에라리온에서의 마지막 밤

공소 방문을 마치고(6일 동안 중간에 1~2시간씩 머문 마을 포함, 총 13개 마을을 방문했다) 이신부 숙소로 돌아왔다. 오후 4시.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힘들었다. 잠시 의자에 몸을 기대자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문을 여니 한 소년이 바나나 한 아름 들고 서 있다. 소년은 밤길을 2시간 동안 손전등도 없이 걸어서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 오신 분(기자)이 옷과 노트, 묵주를 선물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으로 바나나를 가져왔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신부가 밤이 늦었으니 잠을 자고 가라고 했다. 하지만 소년은 한사코 다시 마을로 돌아가겠단다. 뱀이나 해충 때문에 위험하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손전등과 샌들을 소년에게 내주었다. 소년은 “이런 선물 또 받으려 온 게 아닌데….”하며 한참동안 머뭇거린다. 이 신부가 강제로 가슴에 안겨주자 그제서야 손한번 흔들고 왔던 길을 되짚어갔다. 소년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선물로 준 손전등은 켜지 않았다. 이신부가 말했다. “손전등이 있어도 건전지가 없으니 저 손전등도 얼마 쓰지 못하겠네요.”

시에라리온에서의 마지막 밤. 어둠 속을 헤치고 2시간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소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2시간을 뒤척이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소년이 어둠 속에 집으로 돌아가다가 우물에 빠지는 꿈을 꿨다.

이상원 신부 선교 후원

신한은행 110-077-255287 이상원 신부
문의 011-377-0518 우광호 기자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









회사소개 ㅣ 구독신청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