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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계란 줍기!
작성자허윤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07 조회수440 추천수5 반대(0) 신고
 
제목: 계란 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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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4-23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15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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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성북동 수녀원에 살 때 가끔 경동시장을 갔었다. 재래시장을 다니는 것이 나에게는 취미아닌 취미였다. 떨이를 받는 기쁨 흥정의 솔솔한 재미, 요리의 비법도 상인들에게 알아오고 그런 훈훈한 분위기 그리고 삶의 애착등이 재래시장에는 녹아있다. 백화점과 마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가 그곳에는 있다.
분주한 재래시장통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계란을 자전거에 자기 키 두배는 될 정도로 싣고 시장통을 가시던 아저씨가 내앞에서 기우뚱하다가 넘어지셨다. 갑자기 꼬마가 뛰어 들었던 것이다. 꼬마는 놀라 도망가고 계란은 엉망이 되었다. 시장 바닥은 노란 가페트가 깔린 것처럼 되었고 계란 특유의 향이 시장에 진동하였다. 순간 시장이 더 소란 스러워졌다.
나는 짐을 잠시 옆에 놓은 체 팔을 걷어 붙이고 성한 계란을 수숩하였다. 그 아저씨도 얼이 빠진 듯 황급히 계란을 주워모았다. 그러나 시장통은 너무 복잡해서 다니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성한 계란을 밟고 있었다. 아저씨의 얼굴은 굳어 갔다. 자신의 계란이 아닌 듯 했다. 배달하는 것이었다. 상황이 다급하자 몇몇 행인이 도와주었다. 계란을 주워모우고 있는 우리 몇몇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나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그때의 시장통 계란 줍기가 생각났다.
그날 계란을 주우면서 난 기도했다. 아니 기도가 되었다. 그 굳어지고 황급한 아저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것을 나몰라라 할 수 없었고 그냥 기도가 되었다. 물론 외면한체 바삐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도 그날의 계란냄새라 기억난다. 아저씨가 내얼굴을 모면서 살짝 고마움의 편한 안색을 하였다. 바닥까지 다 물청소가 끝나고 그 북색통의 북색통이 마무리 되었다.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고마워유
난 궁금한게 있었다. “아저씨! 이 계란 아저씨 것인가요? 아니면?” 하지만 물을 필요가 없었다.
아저씨는 계란을 싸주셨다. 삶아 먹으라고 좋은 계란이라고 .......
그 아저씨 이름도 내이름도 서로 알지 못했다. 다만 그 시간동안 그냥 한마음이 되었다. 하나라도 성한 계란을 모으는 그 생각 밖에는 없었다.
지나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 시간이 행복했다. 예수님은 아마 그 계란 아저씨보다 더 한 그 마음으로 우리를 모으려 하신다. 우리는 성한 계란도 아닌데 예수님에게는 우리가 계란보다 더 소중하고 애틋한 그 무엇인가 보다
내앞에서 계란이 엎어졌는데 그것을 함께 모으는 이유를 답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삶에서 사랑의 이유 서로에게 관심과 합심과 협동의 이유를 설명하고 선동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싶지 않다. 사랑과 인간애는 자연스러움의 뿌리이다. 이기주의는 부자연스러움이다.
우리는 함께 모으지 못함을 한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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