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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잠에서 깨어난 요셉'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15 조회수562 추천수6 반대(0) 신고
<잠에서 깨어난 요셉> (마태 2,18-25)

 -유 광수신부-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그러나 아내가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우리는 어제 복음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어떻게 인류 역사 안에 들어오시게 되었는지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서 그분의 방법을 보았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하느님, 한번 약속하신 것을 성실하게 지키시는 하느님,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그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그칠줄 모르고 베푸신다는 것을 보았다. 인간이 생각하는 방법으로가 아니고 하느님의 방법으로 개입하시고 역사 하시는 하느님을 보았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막을 수 없는 하느님의 구원 방법을 방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신앙이다.
 
오늘 그런 신앙인의 대표적인 모델을 성 요셉을 통해서 보여 주신다.
성 요셉은 마리아와 약혼한 사이였다. 성 요셉이 비록 의로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마리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인간적으로 생각해 볼 때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셉은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이 파혼한다고 해서 요셉을 나무랄 사람이 없다. 동네 방네 돌아 다니면서 소문을 퍼뜨리지 않고 조용히 해결하기 위해 "남모르게 파혼하기로"한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만일 인간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일을 요셉도 그냥 그런 방법으로 해결하였다면 조금도 우리보다 나을 것이 없었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일을 하였을 테니까. 그런데 요셉은 자기가 마음 먹었던 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였으면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실패할 수도 있을만한 위험한 상태였다. 만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하느님의 계획대로 이루워지지 않았다면  그 실패의 한 중앙에 요셉이 서게 되었을 것이다. 즉 요셉이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을 것이고 그 책임을 요셉이 져야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요셉이 마음을 바꾸어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협조자가 되었을까? 이에 대해 복음은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라고 하였다.

 

요셉이 잠을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가?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서"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라는 말씀이었다. 그러나 이 내용도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결코 이해할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 느낫없이 천사가 나타나서 이야기 한 말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천사가 누구인지, 믿을 수 있는 분인지? 그리고 도저히 인간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이미 파혼하기로 결심까지 한 것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은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고 하였다.

 

"잠에서 깨어나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잠에서 깨어나다"라는 말은 "부활하다"라는 말이다. 부활한다는 말은 말씀을 듣고 일어나는 것이다. 즉 자기 힘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의 힘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요셉이 잠에서 깨어나다."란 말은 인간적으로만 생각했던 것에서 하느님의 말씀에서 빛을 받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셉은 구약에서 이미 말씀하셨던 하느님의 약속 즉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이다."라는 말씀을 이해한 것이다. 지금 마리아와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역사 하시는 일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들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맞아들였다."라는 말은 마리아가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서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전했을 때 그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과 똑같은 태도이다. 즉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행하는 것 그것이 곧 부활이다. 요셉의 "맞아들였다."라는 자세는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신앙은 우리의 이해를 초월한다. 신앙은 인간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려고 하던 것을 멈추고 하느님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신앙은 하느님의 구원을 방해하려던 마음을 바꾸어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절대적으로 순명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신앙은 우리 안에서 이루시는 하느님의 역사를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신앙은 나의 방법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나 자신을 내어 드리는 것이다. 신앙은 내 생각대로 나의 행동을 옮기기전에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믿고,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생활이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일이다."

 

우리는 너무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잠을 자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적으로만 모든 것을 생각하려고 하고 인간적인 이론과 합리성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 데에서 불평하고 원망한다. 그래서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은혜를 받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우리가 말씀에 잠을 자고 있는 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아들일 수도 없고 또 하느님이 주시는 은혜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사람만이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협력할 수 있다. 잠에서 깨어난 사람만이 어떻게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시는지 또 어떻게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협력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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