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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일 야곱 의 우물- 루카 2, 16-21 묵상/ 하느님의 도구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1 조회수424 추천수8 반대(0) 신고

하느님의 도구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주었다.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준 이름이었다.
(루카 2,16-­21)
 
주영길 신부(청주교구 봉방동 천주교회)
◆루카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와 예수님의 탄생 예고, 세례자 요한의 탄생과 예수님의 탄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는 세례자 요한의 역할, 곧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1,76-­77)라는 예언이 이루어지기 위함이리라. 시대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세례자 요한도 ‘주님의 도구’라는 것을 복음사가는 암시하고 있다.
 
오늘 복음은 성탄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첫 선포자와 그들의 역할을 전하고 있다. 그 영광을 차지한 이들은 누구인가? 다름 아닌 ‘목자들’이다. 앞서 복음은 ‘밤에도 양떼를 지키는’ 이들이라 묘사한다(2,8 참조). 이 대목은 목자들의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떠올리게 한다. 하느님께서는 막중한 성탄의 선포를 보잘것없는 이들한테 맡기신 것이다. 예수님 역시 공생활에 앞서 당신의 제자로 어부들을 선택하신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이들, 갈릴래아 호수에 의지한 채 하늘이 주는 대로 거두는 순박한 이들을 뽑으신 것이다.
 
본당에서 연초가 되면 참으로 난감한 문제에 봉착한다. 임기가 끝난 단체장으로 누구를 새로이 임명할 것인가? 며칠씩 고심한 본당 신부의 부탁을 들어주기나 할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겠지만 점점 바쁘게 돌아가며 먹고사느라 빠듯한 이들에게 섣부른 부탁을 하는 것 같아 말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거절하면서 가장 흔히 듣는 구실은 ‘아는 게 없어서’ 또는 ‘능력이 안 돼서’이다. 이런 걸 굳이 겸손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도구’라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에게 능력이 있거나 우리 자신이 뽑아주십사 간청해서 쓰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쓰시고자 할 때, ‘예’라고 대답할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한다. 정말 교우들에게 듣고 싶은 대답은 “여러모로 부족합니다만,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니 성심껏 해보겠습니다.”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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