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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8일 야곱의 우물- 마태 2, 13-18 묵상/ 사랑의 삶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28 조회수541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랑의 삶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버리려고 한다.”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마태 2,13-­18)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내가 어머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갑자기 돌아가신 다음 날 염습할 때였다. 우리 앞에 누워 계신 어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이 주무시는 것 같았다. 나는 어머니가 입고 계신 알록달록한 몸뻬바지를 보자 갑자기 목이 메었다. 평생 쉼 없이 일을 하시고 장사를 하셨던 어머니는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늘 몸뻬바지를 입으셨다. 나는 어릴 때 그런 어머니의 옷차림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친구들 어머니는 멋지게 차려입는데 어머니는 늘 같은 옷에 같은 머리 스타일로 다니셨기 때문이다.
 
내가 “엄마, 좀 다른 옷 입으면 안 돼?” 하면 어머니는 늘 “난 이게 편하다.”며 말머리를 자르곤 하셨다. 나는 그때 정말 어머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러나 어머니도 여자인데 왜 멋지고 좋은 옷을 입고 싶지 않으셨을까?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평생 입고 싶은 것, 드시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사셨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 똑같을 것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내놓으실 분, 그분의 이름은 ‘어머니’다. 티끌만큼의 이기적인 욕심도 없는 어머니의 모습, 하느님 사랑의 판박이다.
 
오늘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갑자기 밤에 아기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 가야 했던 어머니 마리아의 고통 때문일까? 우리들의 어머니는 똑같지는 않아도 자식 때문에 평생 크고 작은 고통을 겪으신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 들었던 한국 전쟁 때의 피난 이야기는 너무 끔직해서 생각하기조차 싫다. 그때 어머니는 어린 자식들 때문에 고통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어머니 당신은 며칠을 굶으면서도 자식들 먹을 것을 먼저 챙겼다고 한다. 자식들이 배가 고파 울면 애간장이 녹는 것 같았다는 어머니의 말씀에서 사랑의 실체를 느끼게 된다.
 
헤로데는 새로운 왕이 나신다는 동방박사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권력에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욕심은 인간의 눈을 멀게 한다. 헤로데는 이기적인 욕심에 빠져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내 것만이 제일 소중하다는 이기심, 자기 것만을 지키려는 아집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오는가. 자신의 욕심만을 채운다면 우리의 삶은 황폐하게 될 것이다. 이제 내 것만이 소중하다는 마음부터 버려야 한다. 다른 이를 위해서 무언가 버리고 희생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그만큼 사랑으로 변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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