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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1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 - 양승국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21 조회수793 추천수15 반대(0) 신고
 

12월 21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 - 루카 1,39-45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내면이 아름다운 여인들>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이 한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아가 하느님의 요청에 기꺼이 "예!"라고 응답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점점 심각한 혼돈상태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도대체 내 앞날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혹시라도 내가 신경이 쇠약해져 헛것을 본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던 마리아는 "아! 그래! 천사가 사촌 엘리사벳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 그래! 엘리사벳에게 가보자! 그러면 뭔가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릴거야"하고 생각했습니다.


   마리아는 "유다 산골에 있는 한 지방"에 아인카림이라는 지방으로 길을 떠납니다. 전승에 따르면 마리아의 동네였던 나자렛에서 그곳까지 여행하려면 적어도 3일은 걸려야 한다고 합니다. 길고도 험했던 여행 끝에 마침내 즈가리야의 집에 도착한 마리아는 엘리사벳에게 문안인사를 올립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대문으로 들어서는 마리아를 바라보는 엘리사벳의 태도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마리아의 모습은 참으로 비참한 것이었습니다. 사흘이나 걸린 도보여행으로 지칠 대로 지친 마리아의 남루한 행색,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한 미혼모의 모습, 난데없이 닥쳐온 "이상한 일" 앞에 뭐가 뭔지 몰라 어쩔 줄 몰라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더 이상 측은할 수 없는 불쌍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마음 깊이 하느님의 자비와 권능을 체험했던 엘리사벳이었기에 마리아를 단지 외적인 눈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영혼의 눈, 내면의 눈, 하느님 자비의 눈으로 마리아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칩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엘리사벳은 예언자의 자격으로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한 언약들이 참됨을 확증하는 것입니다.


    "마리아, 당신은 모든 여인들 가운데 복되십니다. 그 복됨의 원인은 바로 태중에 계신 아드님 때문입니다. 당신의 태중에 계신 그 아드님은 모든 축복의 근원, 모든 기쁨의 근원이며 새로운 예배의 중심이신 메시아입니다."


   엘리사벳의 확증을 통해 마리아는 자신의 지녀왔던 의혹에서 점차 벗어납니다. 긴가민가하던 마음에서 "가브리엘 천사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구나!"하고 확신을 가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심합니다. 엘리사벳의 도움에 힘입어 마리아는 다시 한 번 힘차게 하느님을 향한 멀고도 먼 길을 떠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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