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러브 하우스
작성자조기동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6 조회수475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버지 이사를 했습니다. 지난번보다 조금 더 큰 아파트입니다. 어제 어머니께서 아버지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지리 복도 없는 양반, 막내 아들이 더 큰 집으로 이사 했다하면 뛸 듯이 기뻐하셨을 텐데----- " 아버지,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참 이사를 많이 했어요. 스무번도 훨씬 넘게 이사한 것 같습니다. 셋집을 살다보니 서러움도 많았습니다. 주인집 아들과 다투다보면 " 야, 니네 이사가" 소리를 많이 듣곤 했지요. 아버지께서 군에서 휴가 나온 저의 손을 잡고 "주인집에 먼저 인사드리러 가자" 했을 때 정말 창피했습니다. 항상 무허가집에다 가구수는 많아 TV에서 보듯 아침마다 구더기가 나오는 화장실에 가기위해 줄을 서야 했지요. 그래도 아버지는 막내 며느리를 위해 조금 나은 집으로 이사를 하시고 처음으로 싱크대와 가스렌지를 들여놓으셨어요. 이제야 감사를 드립니다. 그 물난리 많던 한강로 3가에서 함께 물 푸던 것도 기억나시지요.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이 집에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해 드렸을 텐데. 참, 아버지, 어머니는 성당에서 영세도 받으시고 견진도 받으셨어요. 6 남매중에는 개신교 신자도 있고 천주교 신자도 있지만 성당에 다니는 자식들이 그래도 낫다고 하셨어요. 요새 테레비에 러브 하우스라는 것이 있어요. 헌 집을 새 집처럼 고쳐주는 아주 좋은 일입니다. 지난번에는 남편는 왜소증에 심부전증,아내는 소아바비인 부부가 나왔어요, 그래도 정신이 온전지 못한 친척 식구들을 거두어 주고 딸 셋을 대학까지 훌륭히 공부시킨 노점상 부부지요. 아이들과 함께 보다가 모두 눈이 붉어졌어요. 저야 두 분 부모님이 평생 노점상을 하시고 항상 허술한 집에서 사시던 모습이 떠올라 남의 일 같지 않았지만 얘들에게도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날마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아버지와 형수를 위해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세례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술담배도 하지 않으시고 팔십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신 분이시니 하느님께서 헤아려 주시길 바라며 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기도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저를 위해 사신 것이 헛되지 않도록 착하고 바르게 살다가 이 육신을 벗고 새 육신으로 (이 또한 러브 하우스 이겠지요.) 만나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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