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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삶과 죽음" - 2007.11.24 토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5 조회수400 추천수1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1.24 토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마카 상6,1-19 루카20,27-40
                                                    
 
 
 
"아름다운 삶과 죽음"
 


“이스라엘아 이제로부터 영원까지 주님만 바라고 살아가라.”(시편131,3).

하느님으로부터 와서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느님께 돌아가는
우리의 순례인생여정입니다.
 
이렇듯 분명한 출발지와 목적지인 하느님을 잊어
방황과 혼란이요 허무와 공허입니다.
 
생각 없이 살면 모르지만,
우리의 삶을 잘 들여다보면 하나하나의 삶이 좁은 문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이라는데,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좁은 문에 이어
온갖 시험에 온갖 고통의 좁은 문들이요, 취업, 결혼.....,
그리고 마지막 좁은 문의 죽음입니다.

이 ‘좁은 문’의 삶의 여정에서 면제될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좁은 문의 인생 여정이란 깨달음에서 솟아나는
이웃 동료들에 대한 무한한 연민의 마음입니다.

문제는 마지막 좁은 문의 죽음입니다.
 
언제 어디서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최후의 시험이
죽음의 좁은 문입니다.
 
이래서 사막교부들은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고 충고하셨습니다.
 
흘러가는 세월, 다가오는 죽음 앞에 참으로 무력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하루의 삶을 마감하며
죽음과도 같은 잠을 앞두고 바치는 끝기도의 강복이 참 절실하게 마음에 닿습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거룩한 죽음은 더 중요합니다.
 
시간과 죽음의 열쇠를 지고 계신 주님이시기에
거룩한 삶과 죽음을 위해 늘 기도해야 합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기고만장하던 에피파네스 임금,
후회와 더불어 허무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내가 예루살렘에 끼친 불행이 이제 생각나네.
  그곳에 있는 금은 기물들을 다 빼앗았을 뿐더러,
  까닭 없이 유다 주민들을 없애 버리려고 군대를 보냈던 거야.
  그 때문에 나에게 불행이 닥쳤음을 깨달았네.
  이제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이국땅에서 죽어가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큰 실망을 안고 죽었고, 죽어가고 있으며, 또 죽어가겠는지요.

큰 절망의 어둠을 안고 죽어가는 죽음, 참 허무한 죽음입니다.
 
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환한 희망을 안고,
마치 어느 시에서처럼
아름다운 세상 소풍 끝내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죽음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 지요.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는 것이다.”

바로 죽음에 대한 답은 하느님뿐이라 천명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사람들 눈에 죽음이지 하느님께는 모두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
삶과 죽음을 넘어 하늘의 별들처럼 영원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묵상을 나눕니다.
 
밤새 반짝이던 별들,
태양 떠오르며 태양 빛 속에 사라져 보이지 않지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듯이
우리의 죽음도 그런 것 아니겠나 하는 깨달음에서 쓴
‘어둔 세상 환히 밝히는’ 이라는 글입니다.


밤새
영롱하게 반짝이며
어둔 세상 환히 밝히다가

“주님,
  제 사명을 다했으니 이만 물러갑니다.”
고백한 후,

떠오르는
태양 빛 안으로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별들

아마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과 죽음도 저러할 거다.


만추의 계절인 11월 위령성월,
모두를 떠나보내고 본질의 나목으로 남아
안식의 겨울을 기다리는 가을나무들,
아름다운 삶과 죽음에 대한 참 좋은 묵상감입니다.
 
날마다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모두 살아서 하느님 앞에서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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