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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 ]태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05 조회수429 추천수2 반대(0) 신고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 마태 10,17-22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1960년 인도에 살던 ‘다쉬라트 만지히’는 비하르주 겔라우르에서 일하며 점심을 가져다줄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산길을 가던 중 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고, 다쉬라트는 아내를 데리고 황급히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지만, 겔라우르에서 시내까지 가려면 중간을 가로막고 있는 돌산 주위를 크게 돌아 55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했지요. 직선거리는 3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곳이었지만 먼 길을 돌아가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고, 결국 그의 아내는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다쉬라트는 그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망치와 정을 사들여 돌산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시내까지 최단경로로 갈 수 있는 길을 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람들의 만류와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온몸의 마디마디가 다 쑤시는 극심한 통증과 피로에도 불구하고 그는 포기하지 않고 망치질을 계속했고, 그렇게 2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길을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시내까지 금방 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처음에는 냉소적인 태도로 그를 비웃던 사람들도 그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도 그런 위대한 삶을 사셨습니다. 당신 자신을 희생하여 신자들을 하느님과 연결시켜주는 삶,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을 본받아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삶과 행동으로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이 되어주는 삶을 사신 겁니다. 신자들이 주교님과 또 더 많은 사제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포졸에게 쫓기고 매서운 추위를 참으며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는 위험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다 결국 박해자들 손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담대한 모습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끝까지 지킴으로써,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신자들도 용기를 내어 순교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도록 모범이 되어주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박해를 겪고 있지는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미사에 참례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몸을 받아모실 수 있는 신앙의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고 편한 길’을 걸으라고 속삭이는 세상의 유혹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치밀해져, 하느님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단절될 위험은 오히려 박해시대 때보다 더 큽니다. 그러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느님의 뜻과 말씀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신앙생활은 힘겨운 세상살이에서 벗어나는 도피처가 아닙니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길은 비신자들이 걷는 길보다 더 힘들고 어렵습니다. 큰 고통과 시련을 동반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지니고 있으면 우리는 그 고통과 시련을 통해서 ‘인내’를 배우고 그 인내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끈기’를 키워주며 그러한 끈기는 영원한 삶을 갈망하는 ‘희망’을 품게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우리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니 그 믿음으로 힘들고 어려운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갑시다. 이 길의 끝에는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구원의 문’이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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