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집 바깥양반
작성자조기동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4 조회수451 추천수3 반대(0) 신고
새벽이다.

조용히 일어난다.

얼마 안 있어 그 사람이 나왔다.

녹차물을 올리고 마주 앉았다.

“잠이 깨도 함께 놀 사람이 있어서 좋아요.”

외로웠으리라.

고1때 어머니를 잃고,

오십까지 혼자 살았으니...

“출근해야 하는데 더 자요.”

“당신이 자야 저도 잠자리에 들지요.”

함께 방으로 간다.

다시 깨어났다.

고구마를 렌지하고

호박을 삶고

끊는 물에 된장, 멸치, 마늘로 다시물을 만들고

마른 표고버섯,두부,오이,조선고추,청량고추를 넣는다.

된장국이 맛있다.

아침을 먹고 가방을 들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지하주차장에서 지상까지

짧은 배웅...

( 잘 다녀오세요.

청소, 빨래 하고

맛있는 요리해놓고 기다릴께요.)

빠이빠이 하고 돌아선다.

아내가 직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바깥 양반이 얼마나 힘드실까......

집에서 일하는 나는 안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하늘에 계신 저 냥반은 참 친절하신 분이다.

병을 얻어 아픈 이 들 마음을 알게 하고

홀로 되어 혼자 사는 외로움을 알게 하고

이제 안사람이 돼서

티도 안 나는 집안일의 고단함을 알게 하시다니.......

오리를 가자고 하시면 십리를 가리라.

오리는 억지로 가지만 십리는 기쁨으로 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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