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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 왕 대축일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4 조회수718 추천수7 반대(0) 신고
 
 
 
그리스도 왕 대축일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선택이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무슨 내용인지 아시죠?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의 공식 표어입니다. 교회의 전례력으로 한해를 보내면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면서 지냈는지 생각합니다. 나의 선택은 최선이었는지! 나의 선택은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이었는지! 나의 선택이 나와 내 가족 공동체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이런 지도자를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갈 수 있는 지도자, 말을 하기보다는 먼저 실천하는 지도자, 모든 공로는 하느님과 이웃에게 돌릴 줄 아는 지도자, 절망과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친구가 되어 주는 지도자. 그런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느 병원 병실에서 한 어머니가 슬피 웁니다. 사랑하는 아이가 동전을 삼켰기 때문입니다. 걱정의 눈물입니다. 그 옆에서 조금 큰 아이가 웁니다. 동생이 자기의 동전을 삼켰기 때문입니다. 흘리는 눈물은 같아도 눈물의 의미는 다를 것입니다. 악어의 눈물이 아닌, 진정 자비와 연민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그런 지도자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선택은 너무나 쉽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예전에 많이 불렀던 노래 중에 ‘금관의 예수’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어디 계실까 주님은 어디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은 빛을 잃어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 계실까 어디 계실까 우리 구원하실 그분 어디 계실까 아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 거절당한 손길들 얼어붙은 저 캄캄한 곤욕의 거리 어디 있을까 천국은 어디 죽음 저편에 사철 푸른 나무숲 거기 있을까 가리라 죽어 그리로 가리라 고된 삶을 버리고 죽어 그리 가리라 오, 주여 이제는 여기 우리와 함께, 주여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 우리와 함께, 주여 우리와 함께!
 
이 노래는 김민기가 어렵고 암울한 시대에 우리들의 왕 예수 그리스도가 어디에 있는가를 고민하며 부른 노래입니다. 주님은 화려한 교회의 건물 안에 계시기만 해서는 안 되고, 주님은 지금 아무 걱정 없고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계시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주님은 지금 고난 받는 저 사람들, 고통 중에 있는 저 사람들, 희망이 없어서 죽음을 생각하는 저 사람들 사이에도 계셔야 한다고 노래하였습니다. 
 
우리가 왕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는 화려한 궁궐에서 살지 않았습니다. 멋진 옷과 맛있는 음식을 먹지도 않았습니다. 많은 신하를 거느리지도 않았습니다. 재산이 많지도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그리스도 왕은 어떤 분이셨는지 생각해봅니다.
 
권위는 있으셨지만 권위적이지는 않으셨습니다.힘은 있으셨지만 그 힘을 남용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충분하셨지만 오히려 섬기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대신 지셨습니다. 그분은 피땀을 흘리면서까지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분은 나병환자, 중풍병자, 소경, 세리와 창녀들과도 함께 하셨고 그들을 치유해주시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분의 권위는 겸손함에서 생겼습니다. 그분의 힘은 사랑함에서 생겼습니다. 그분은 비록 돈과 조직, 엄청난 배경은 없으셨지만 희생과 봉사 그리고 기도의 힘으로 세상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분은 승리하셨고, 그분은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었고, 오늘 우리는 그분을 그리스도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면서 주님은 어떤 사제나 신자를 바라는지 생각해 봅니다.
 
-. 침묵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 나는 사제 / 신자
 
-. 기도하는 사제 / 신자
 
-. 힘없고 약한 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 정의를 위하 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 신자
 
-. 검소하며, 물질에 신경을 안 쓰며, 공금에 명확한 사제 / 신자
 
-.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제 / 신자
 
-. 웃어른에게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이나 행동에 예의 차릴 줄 아는 사제 / 신자
 
-. 신도들에게 알맞은 강론을 성실히 하는 사제 / 강론을 잘 듣는 신자
 
-. 고해성사나 성사집행을 경건하고 예절답게 하는 사제 / 참여하는 신자
 
-. 고해성사를 성심껏 주는 사제 / 성심껏 준비하는 신자
 
-. 죽기까지 사제직에 충실한 사제 / 신앙에 충실한 신자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많은 분들이 그리스도 왕의 뒤를 따라 겸손과 사랑과 기도의 삶을 살아가고 계십니다. 우리들 또한 참된 왕이신 그리스도를 따라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어둠에 빛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주는 신앙인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금관의 예수  
 
작사 : 김지하
작곡 : 김민기
노래 : 김창남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손길들의 아 캄캄한 저 곤욕의 거리
어디에 있을까 천국은 어디에
죽음 저편 푸른 숲에 아 거기에 있을까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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