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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삶" - 2007.12.2 대림 제1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02 조회수5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2.2 대림 제1주일                                              
이사2,1-5 로마13,11-14ㄱ 마태24,37-44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삶"
 


올 가을의 단풍들 유난히 고왔고 요즘 밤하늘의 별들 역시 참 맑고 밝습니다.

얼마 전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왔을 때
영롱하게 빛나는 별들을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한 묵상한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어둔 밤을 밝히는 빛나는 별들,
마치 어둔 세상 밝히며 빛으로 사는 아름다운 이들 같았습니다.
아침 떠오르는 동녘의 태양을 맞이하면서,
태양 빛 속에 사라져가는 별들을 통해 아름다운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착안한 ‘제 사명을 다했으니’라는 다음의 글입니다.

밤새
영롱하게 반짝이며
어둔 세상 환히 밝히다가

“주님,
제 사명을 다했으니 이만 물러갑니다.”

떠오르는
태양빛 속으로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별들

마침내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의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둔 밤을 밝히며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리는 별들처럼,
어둔 세상을 밝히는 별들이 되어,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여기 대림초가 주님을 기다리며 환히 빛으로 깨어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사도 바오로의 힘찬 권고도 오늘 분위기에 딱 들어맞습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영혼의 잠에서 깨어나 영롱한 별들처럼,
촛불처럼 어둔 세상 밝히면서,
떠오르는 구원의 태양이신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기다림의 갈망에 사는 우리들입니다.
기다림의 기쁨이요 기다림의 행복입니다.
 
기다림 없는 삶은 살아있다 하나 실상 희망이 없는 죽은 삶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누구를, 무엇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내 영혼이 주님을 더 기다린다는 시편의 고백이 바로 답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이 영원하며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주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하나로 녹아있는 열망 가득한 기다림입니다.
 
탄생하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만이 아니라,
우리의 전 삶이, 매일 매일이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날입니다.

기다림의 갈망이 있어 비로소 가능한 영성생활입니다.
 
막연히 그 누구를 기다리는 우리가 아니라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리는 별들처럼,
태양으로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 은혜로운 미사시간,
주님을 기다렸다가 말씀과 성체로 오시는 태양 같으신 주님을 맞이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 전 생애가 대림기간입니다.
기다림의 갈망 있어 깨어 기도합니다.

주님의 간곡한 충고 말씀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깨어 있음은 빛을, 잠들어 있음은 어둠을 뜻합니다.
내적으로 어둔 밤이 사라지고 환한 낮이 시작되었음을 뜻합니다.
내적으로 잠들어 있을 때 들어오는 온갖 어둠의 세력들입니다.
마치 빛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어둠과 같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어둠의 세력이요 유혹입니까?

불평과 불만, 불화, 분열입니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입니다.
 
향기로운 영적 삶은 실종되고 온통 육적 욕망의 삶입니다.
노아 시대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고 하면서,
육적 욕망의 삶에 푹 빠져 있다가 홍수가 모두 휩쓸어 갈 때 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똑같은 환경 속에서도 들에 있던 두 사람 중
깨어있던 이는 주님께서 데려갔지만 잠들어 있던 이는 버림받았습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대림 촛불, 우리 영혼들 환히 깨어 늘 주님을 기다리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생명의 빛, 희망의 빛, 사랑의 빛, 기쁨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환히 밝히며
주님을 기다리라는 대림시기입니다.

막연한 진공상태의 깨어 있음이 아니라, 준비하며 깨어있는 삶입니다.

역시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간곡한 권고 말씀입니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유비무환이라 했습니다.
언제 주님이 오실지, 언제 죽음이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깨어 준비하며 하루를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사는 것입니다.
우선적인 준비가 하느님 말씀 공부입니다.
 
1독서 이사야 예언자의 우리 모두를 향한 힘찬 권고입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주님의 산인 불암산의 이 수도원 성전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주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주님의 길인 평화를 배우는 우리들입니다.

이어 끊임없는 기도와 주어진 일에 충실함이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베네딕도회 수도가정의 가훈이 제일 확실하고 안전한 유비무환의 가르침입니다.
부화뇌동 흔들리지 말고,
오늘 지금 여기 주어진 내 삶의 제자리에서 끊임없는 기도와 성경독서(Lectio Divina),
그리고 노동으로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하는 것보다 주님 맞을 더 좋은 준비는 없습니다.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라는 말도 있듯이,
그야말로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평상심의 자세입니다.
 
이미 생사를 넘어 하느님의 영원을 사는 경지입니다.


오늘부터 기쁨으로 가슴 설레는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영혼들 깨어 준비하며 기다림의 환한 등불들 되어 주님을 기다리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대림시기를 맞는 우리 모두에게 바오로 사도의 입을 빌어 귀한 말씀을 주십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은총의 대림시기,
우리 모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옷 입고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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