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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한 삶" - 2007.12.1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02 조회수465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12.1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다니7,15-27 루카21,34-36

                                                              
 
 
 
"겸손한 삶"
 
 


오늘 피정을 마치는 연중시기 마지막 날이자 12월의 첫날이고,
저녁기도부터는 기쁨의 대림시기의 시작이니 참 은혜롭고도 복된 날입니다.
 
마침 새벽 독서의 기도 시편136장의 매 구절 마다 반복되었던 고백이
그대로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습니다.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이어 미사의 화답송 후렴이었습니다.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드높이 찬양하여라.”

주님의 자비를 영원히 찬양할 때 저절로 형성되는 겸손의 삶입니다.
 
어제 마침,
제 지난 종신서원 때와 사제수품 때의 사진을 보며
새삼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습니다.
 
마음은 여전한데
지금과 대조되는 사진에서의 청순했던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게 겸손입니다.

봄은 봄이고 여름은 여름이고 가을은 가을입니다.
중요한 건 세월 따라 변하는 외모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의 변함없는 마음, 일편단심의 사랑입니다.
 
겸손은 덕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의 인간 자세라 합니다.
흙(humus)에서 기원한 인간(homo)이요 겸손(humilitas)이라 하니
하느님 앞에서 흙같이 겸손해야 비로소 사람이란 이야기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현실이 흙이 상징하는바 겸손입니다.

무한히 인내하면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침묵의 기다림 중에 생명을 키워내는 흙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흙 같은 겸손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 앞에서 늘 깨어 기도할 때 비로소 마음의 순수요 겸손입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찬미와 감사’의 삶만으로도 턱없이 짧은 인생인데,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지게 하는 낭비의 삶이라면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매일의 일과표에 따라
성전에서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의 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시간,
바로 하느님 앞에 깨어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저절로 몸과 마음에 배는 겸손의 자세입니다.

1독서의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이 상징하는바
바로 이런 하느님 앞에 늘 깨어 기도하는 겸손한 공동체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볼 때
온 인류 역사의 주인공은 대제국들이 아니라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임을 깨닫게 됩니다.
 
대제국들은 다 사라져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의 공동체는
하느님의 나라를 이어받아 영원무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이들의 공동체를 통해 실현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욕망에 따라 살지 않고, 성령에 따라 사는 거룩한 영적 삶의 공동체입니다.
 
이 강론 후에 우리는 서원 갱신 예식을 갖게 됩니다.
 
하느님 앞에서, 공동체 앞에서
겸손히 정주와 수도승답게 생활할 것과 순명을 약속하는 우리들에게
하느님은 풍성한 축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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