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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13일 야곱의 우물- 마태 11, 11-15 묵상/ 귀찮은 잔소리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13 조회수646 추천수5 반대(0) 신고

귀찮은 잔소리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모든 예언서와 율법은 요한에 이르기까지 예언하였다. 너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요한이 바로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마태 11,11-­15)
 
김명희(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인연구소)
◆제게는 딸아이가 두 명 있습니다. 한 명은 고등학교 1학년이고 또 한 명은 중학교 2학년입니다. 한창 사춘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얼굴에는 사춘기의 표상인 여드름이 덕지덕지하고 그놈의 여드름 때문에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려면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밥은 안 먹어도 샤워는 해야 하고 늦었다고 징징대면서도 드라이기와 고대기를 집어 들고 머리를 다듬느라 요란을 떱니다. 옆에서 보다 못해 단정한 머리가 어울리니 풀어 헤치지 말고 단정하게 묶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대뜸 엄마는 유행을 모르고 너무 촌스럽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외식을 하려고 나서다 보면 아이들은 여기저기 일부러 찢어놓은 청바지를 입고 나옵니다. 얌전한 바지로 갈아입으라고 하면 남들은 다 보기 좋다고 하는데 엄마는 왜 그러느냐며 다른 아이들도 다 이런 거 입고 다닌다고 대들기도 합니다.
 
시험공부를 할 때도 음악을 크게 틀거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습니다. 소리 좀 줄이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친구의 채팅 창이 나타나면 금방 채팅을 시작합니다. 엄마인 나는 옆에서 바라만 봐도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공부할 때는 공부에 집중해야 하니 음악을 끄라고 충고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잔소리 좀 그만 하라고 합니다. 저는 딸들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로서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천국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천국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세례자 요한보다 크다고 알려주십니다. 그는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이라고 예수님 친히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인물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보다 앞서 오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그 사람임을 밝히십니다.
 
예수님은 또한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딸들이 저의 말을 귀찮은 잔소리로 여기는 것처럼 저 또한 그리스도의 이 말씀을 그저 그런 잔소리인 양 들어 넘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너무 바쁘고, 지금 중요한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한가하게 무슨 천국 이야기냐고, 천국은 아주 머나먼 미래의 일이라고 말입니다.
 
당신이 오리라 한 그분이시고, 당신의 나라는 이미 제 가까이에 와 있고, 당신은 제가 저의 딸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씀하고 계시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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