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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67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5 조회수427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9주간 금요일]

<어찌하여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5-37

그때에 35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율법 학자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36 다윗 자신이 성령의 도움으로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 오른쪽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아래 잡아 놓을 때까지.′’  37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수님께서 북 이스라엘 갈릴래아 지역의 어촌 마을인 나자렛 출신이 아니고 유다지역의 예루살렘 출신이었으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달랐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복음서의 여러 장면에서 변방인 갈릴래아 출신이기에 차별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오늘은 다윗의 가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 공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을 말씀하신 이유는 추측하건데 율법학자들은 목수의 아들인 갈릴래아 촌사람이, 다윗의 자손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메시아 행세를 하느냐며 예수님을 공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아무리 하느님의 말씀을 알려주어도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성경구절을 들먹이며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이천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집안도 별 볼이 없고 대학도 나오지 않은 상고출신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주류사회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온갖 비난과 험담으로 끝내는 고향 마을 부엉이바위의 절벽 아래로 떠밀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사람됨을 평가할 때에는, 특히 지도자를 평가할 때에는 올바른 이념과 역사관 그리고 양심과 능력 등으로 평가해야 하고, 학벌, 출신지역, 출신성분 등으로 평가하는 이런 잘못 등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면 오늘 복음에서는 저는 별다른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메시아 또는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이런 사실에는 연연하지 않으셨지만 유대교 지도자들과 이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바리사이들의 방해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을 민중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없음을 통탄하셨을 것입니다. 그동안 온갖 비난에 대하여는 옳고 그름을 논리적으로 설득하여 극복하였지만 그들은 이제는 더 이상 논리적으로는 예수님을 이길 수 없으므로 가장 치졸한 방법인 출신성분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그들의 판단 기준은 오직 성경이었므로 성경에 의하면 메시아는 다윗의 자손이어야 하고, 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야 하므로 그 사실을 그대로 믿고 있었습니다. 마태와 루카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출생지와 족보까지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정서를 감안하여 복음 전파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록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오늘 복음 장면과 같은 상황에서는 예수님은 당연히 당신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났고 다윗의 자손이라고 얘기했어야 하지만 이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시고 오직 성경 말씀으로 그들을 굴복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논쟁에서 알 수 있듯이 성경에는 메시아에 대하여 율법학자들이 주장한 말씀(2사무 7,12; 예레 23,5 )도 있으며 이를 반박하며 예수님이 인용하신 말씀(시편 110,1)도 있습니다.

이처럼 상충된 말씀들이 성경 속에 존재한다면 참으로 난감한 경우입니다. 우리 법률에도 이렇게 서로 상충되는 법률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상위법 우선의 원칙, 특별법 우선의 원칙, 신법 우선의 원칙 등으로 해결하지만 성경은 이런 원칙을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은 성경의 해석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이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느냐가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신 말씀은 하느님의 뜻을 아는 사람이 메시아며, 하느님의 뜻은 천지를 창조하실 때부터 있었고 또한 영원히 변치 않으므로 메시아는 다윗의 조상뿐만 아니라 그 후손도, 더 나아가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은 신분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어찌 다윗의 자손이어야 한다는 그런 신분적 요소로 메시아 여부를 판단하는 그런 잘못을 범하고 있느냐며 질타하고 계십니다.

또한 너희들이 생각하는 메시아는 다윗처럼 적들을 물리치고 새 이스라엘을 건설하는 사람으로, 또는 천상의 군대를 이끌고 와서 지상의 적들을 물리쳐서 하느님이 통치하는 국가를 세워줄 것으로 믿고 있지만 메시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시대의 징표를 읽어서 세상이 잘못되지 않도록 하느님의 뜻을 알리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말씀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런 가르침을 따르는 우리 교회는 제사장의 역할에만 머물지 말고 시대의 징표를 읽어서 하느님의 뜻을 알려주는 예언자의 소명을 다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회의 역할의 하나인 이런 예언자의 소명이 교회 내에서 사라진다면 교회는 세상의 우두머리와 이미 타협이 이루어 진 것이며 이는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알리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를 위한 교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므로 성령께서 저희 교회를 언제나 지켜주시기를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출신 지역과 성분 등으로 많은 고초를 겪으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을 따르는 저희들이 오히려 지연, 혈연, 학연, 재력, 학벌로
이제는 더 나아가 종교까지 추가하여 사람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희를 깨우쳐 주시고
예언자 소명을 다하신 그 뜻을 받들어
저희 교회도 시대의 징표를 읽어 예언자적 소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예지의 성령님께서 늘 함께 하여 주시옵기를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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