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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평화" - 2007.11.22 목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2 조회수451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말씀)
 
 
 
2007.11.22 목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카 상2,15-29 루카19,41-44

                                                          
 
 
"주님의 평화"
 


죽어서 사는 이가 순교자이고,
살아서 죽은 이가 배교자입니다.

‘아름답게 죽어 영원히 사느냐,
  더럽게 살아 영원히 죽느냐’ 말은 쉽지만
경솔한 판단은 금물입니다.
 
옛 성인들은 순교를 열망했다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생사의 갈림길 같은 위기상황에서
결정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정 믿는 이들의 삶은
죽어서 영원히 사는 순교적 삶입니다.
살든지 죽든지 진정한 순교적 삶은
주님의 평화가 있어 가능합니다.
 
맑게 갠 파란 겨울 하늘,
그대로 하느님의 얼굴이요 마음 같습니다.
 
집착의 구름 걷힌 우리의 파란 마음,
그대로 하느님의 평화입니다.
 
새벽 독서의 기도 후 계응송입니다
.
“주여, 내 눈을 열어 주소서.
  당신 법의 기묘함을 보리이다.”

눈멀게 하는 집착입니다.
 
집착의 구름 걷혀 눈 열릴 때,
투명하게 드러나는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예루살렘 도성을 보시고
답답해 우시는 예수님의 심정도 맥을 같이합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마음이 있어도 깨달아 알지 못하는
예루살렘 사람들의 집착과 무지에 대한 답답함입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이어 예루살렘 도성의 멸망을 예언한 후
한 말씀 덧붙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래서 개안(開眼)이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눈 열려 하느님을 만나야 평화요 무지에서의 해방입니다.
 
2004년 열반에 드신,
21개국에 170명의 제자를 두었다는
한국 불교 최고의 포교사라는 숭산 스님과
미국 어느 불자와의 대담입니다.

“어떤 게 미친 것이고 어떤 게 미치지 않은 것입니까?”

라는 물음에,
즉각 숭산 스님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합니다.

“네가 많이 집착한다면 많이 미친 것이고,
  조금 집착한다면 조금 미친 것이다.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미치지 않은 것이다.”

옳게 미치면 성인이지만, 잘못 미치면 폐인입니다.
 
과연 세상에 미치지 않은, 집착 없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하느님을 만날 때
집착의 구름은 걷히고 파란 하늘같은 마음의 평화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주님의 평화가 
순교를, 순교적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요한14,27).

요한복음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런 평화 자체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배척하여
자초한 예루살렘의 멸망입니다.
1독서에 마타티아스와 그 아들들,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으로 인한
마음의 확고한 평화 있어
‘왕명을 따르면 임금의 벗이 되고
은과 금과 많은 선물로 부귀를 누릴 것’이란
유혹을 물리치고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었음을 봅니다.
 
오늘 기념하는 ‘천상의 백합’이라는 뜻의
체칠리아 동정 성녀 역시
이런 주님의 평화가 있었기에
모진 박해와 고문을 이기고
순교의 월계관을 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를 활짝 열어주시고
당신의 평화로 가득 채워 주시어
순교적 삶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주님은 올바른 길을 걷는 우리에게
당신의 구원을 보여주십니다(시편50,23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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