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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꿈이 이뤄졌습니다" /박세리
작성자최익곤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2 조회수785 추천수3 반대(0) 신고

 

“꿈이 이뤄졌습니다"   

  “아빠는 내게 꿈을 크게 가지라고 했습니다. 오늘 밤 그 꿈이 이뤄졌습니다.”
13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오거스틴에 있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the World Golf 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린 박세리(30)는 3000여 축하객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AP통신은 ‘(미국 여자골프) 투어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거의 못했던 팍(Pak)이 수많은 군중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한 웃음을 지으며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1997년 미국여자골프(LPGA)를 정복하겠다는 당찬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박세리가 10년 만에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통산 24승을 거두며 세계 골프 역사에 이름을 새긴 것이다.

◆도전과 영광

‘골프 대디(daddy)’ 1세대인 아버지 박준철씨의 스파르타식 훈련과 천재적인 자질로 고교 3학년 때 이미 프로 4개 대회, 아마추어 3개 대회를 휩쓴 박세리에게 국내 무대는 너무 좁았다. 1997년 미국의 데이비드 레드베터 코치를 찾아가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하며 연습에 매달렸던 박세리는 이듬해 미 LPGA에 데뷔, IMF환란에 빠진 고국에 메이저대회 2관왕(LPGA챔피언십, US오픈)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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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7월 열린 US오픈 결승전은 박세리를 국민 영웅으로 만들었다. 연장전 18번홀에서 연못 바로 옆에 떨어진 공을 치기 위해 물에 뛰어든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보며 국민들은 ‘우리도 외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박세리 열풍에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취급받았던 골프는 ‘국민 스포츠’가 됐다.

1999년에도 4승을 거두며 질주하던 그녀에게 이듬해 슬럼프가 닥쳤다. 우승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스윙 감각을 잃은 탓이었다. 홍콩인 남자 친구를 만난 탓이라는 등 갖가지 억측이 나도는 가운데 1승도 거두지 못했다. 10개월 이상 계속 되는 투어생활에 몸도 마음도 지친 박세리는 “아빠는 왜 내게 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느냐”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이젠 골프를 즐기고 싶다”

박세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001년 5승, 2002년 5승에 이어 2003년 3승을 거두며 ‘LPGA 명예의 전당’ 입회조건 네 가지를 채웠다. 남은 조건은 ‘투어생활 10년.’ 2007년까지만 버티면 박세리의 꿈이었던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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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LPGA 홈페이지 뜬 세리의 어린시절… 박세리가‘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13일 미 LPGA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박세리 관련 기사 제목(위)과 어린 시절 사진들.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박세리를 붙잡아줬던 목표가 사라지면서 다시 찾아온 긴 슬럼프. 2004년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 이후 작년 6월 LPGA챔피언십 우승까지 25개월간 박세리는 바닥을 헤맸다.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은 흔들렸고 퍼팅은 여지 없이 홀을 비켜 갔다. 2005년엔 12개 대회에 나가 톱 10에 들기는커녕 기권 네 차례, 컷 오프 세 차례의 수모를 당했다. 옆구리, 손가락 등 아픈 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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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작년 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부활한 후 당시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매일 필드로 걸어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뚜렷한 목적 없이 막연히 ‘내일은 잘 쳐야지’ 생각했던 것이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졌다….” 골프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박세리는 킥복싱과 태권도로 다스렸다. 겁 없이 시작한 미국 투어 10년 만에 박세리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올해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젠 골프를 즐기면서 치겠습니다.”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1951년 만들어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는 이번에 박세리와 함께 회원이 된 5명을 포함, 120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그렉 노먼(호주), 벤 호건(미국) 등 유명 골퍼들이 대부분이고,골프장 설계자 등 골프 관계자도 일부 포함돼 있다. 미 LPGA(여자프로골프) 선수는 ▲메이저대회 우승 ▲시즌 최저타상 ▲올해의 선수상 ▲10년 이상 현역 활동 ▲명예의 전당 자격 포인트(27점) 획득 등 5가지 조건을 갖춰 ‘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면 자동적으로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이 올라 간다. 박세리는 미 LPGA 선수 중 24번째, 현역 선수 중에서는 베스 다니엘, 줄리 잉스터(이상 미국),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에 이어 다섯 번째다.

 


홍헌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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