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위령성월에 드리는 *사말의 노래*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01 조회수1,123 추천수0 반대(0) 신고
                     ★  사 말 의  노 래  ★
    
    집 구석에 있기는 멀미가 나서   남의 눈을 피하여 쏘다니던 몸
    좁고 좁은 널 속에 갇히어 있어  갑갑하게 그처럼 파묻혀 있나
    자나 깨나 생각하던 불량자 동무  재미나는 그 틈에 왜 못 가고서
    찬바람만 우수수 부는  벌판에    외롭게도 혼자만 누워 있는가?
    날 저물어 쓸쓸한 공동 묘지에    귀뚜라미 구슬픈 울음소리는
    네 영혼의 애타는 통곡 소리인가?  억만 번을 울어도 때는 늦었다.
    세례 받은 교우라 연도들 하네   제대 위에 불 켜고 미사 드리네.
    받을 준비 됐어야 그 은혜 받지  시체에게 음식도 소용이 되나?
    찬류(竄流) 세상 끝났다 위로들 하네  천국 복에 들었다 울지 말라네.
    이 말 듣고 식구들 그럴싸하네  무슨 운명 당한 줄 알기나 하나?
    무덤 위에 떴던 달 서산에 지고  눈물 같은 이슬에 잔디만 젖네.
    흰 구름은 허공에 무심히 돌고   솔잎 새에 바람은 처량히 우네.
    세상 사람 무심하듯 자연도 무심  춘하 추동 여전히 되돌겠지만 
    무덤 속에 진행은 곧은 목일세    직선으로 나갈 뿐 돌지를 않네.
    땀 한 방울 흘리기 사양하던 몸  검고 붉은 추기물 흘러내려도
    더러운지 추한지 알지 못하고    막대같이 뻣뻣이 놓인 그대로.
    미안 백분 화장품 한껏 들여서   예쁜 모양 내려고 애도 쓰더니
    그 얼굴에 구더기 들썩거리고    흐늑흐늑 썩음을 알기나 하나?
    부드러운 비단만 입으려 하고  입에 맞는 음식만 골라 먹더니
    버러지의 양식을 준비해 주려  그와 같이 몹시도 안달을 했나?
    아리따운 자태는 형용도 없이  흥건하게  널 속에 괴어 썩는 것
    화장품의 향내는 어디로 가고  코 찌르는 독취만 가득하구나! 
    거울 앞에 앉아서 꾸미던 얼굴   구멍 세 개 뚜렷한 해골바가지
    신식 치장 다 차려 모양내던 몸  엉성한 뼈 몇 가락 이게 네 차지.
    굶주리고 헐벗은 가난뱅이는  티끌같이 눈 아래 내려 보더니
    잘났다는 제 몸은 얼마 잘나서  먼지 되고 흙 되어 흩어지는가?
    어둔 하늘 유성이 스치고 가면  자취까지 다시는 볼 수 없듯이
    번개같이 순식간 살던 내 몸은  이 세상에 영원히 살라졌도다.
    성사 받기 너무나 싫어도 하고  도리 훈계 몹시도 염증 내더니
    그 모든 것 뒤로 두고 휙 돌아서서  끝날 까지 찾은 것 모두 이것뿐?
    짧고 짧은 일생에 맛보던 쾌락  끝이라면 아직도 다행이련만
    허탄하긴  꿈같이 허탄 하여도  딸린 벌은 끝없이 걱정이로다. 
    
    ...  계속 이어집니다.  ...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