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랑해요 어머니
작성자조기동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9 조회수435 추천수7 반대(0) 신고
 
 
내가 전화가 뜸하면 어머니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신다.
발신자 표시에 “ 정 순옥”이라고 뜬다.
“어머니세요.”
“아이고 내새끼. 어떻게 알았냐”
(다 아는 수가 있지요.^^)
“제가 다시 걸께요.”
다시 내가 건다.
“니 돈은 돈 아니냐. 뭘라고 다시 거냐잉 ?”

우리는 전화를 끝내기가 쉽지 않다.
“사랑한다.막둥아.”
“저도 사랑해요.어머니.”
“사랑한다 우리아들”
“저도 사랑해요.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이제 그만 가고 싶다. 밥도 묵기 싫고 너무 심심해서 이제 갔으면 좋겄다.
니 아버지처럼 곱게 가고 싶다..”
“그래도 사셔야 해요. 어머니가 살아계시는 것만으로도 제겐 힘이 되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저는 고아가 되잖아요.“
“그러냐 내새끼.”

어머니는 성당에 다니신다. 우리집 형제들은 종교가 다르다. 큰 형수는 여성 목사다. 어머니는 내가 전화로 조금 말씀드렸더니 가까운 곳에 사는 큰 형님네 몰래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을 하시고 세례와 견진을 받으셨다. 예수님 십자가 밑의 성모 마리아님와 사도요한을 생각해서 나는 어머니 세례명을 마리아로 지었다.

다른 어머니들처럼 고생을 많이 하셨다.일찍 외할머니를 여의고 빚만 있는 소작농에 시집와서 시누이 둘과 시동생 한 명을 결혼시키셨다.자식 아홉을 낳아 셋을 잃고 여섯을 키우셨다.
담양에서 농사를 짓다가 광주로 이사온 다음에는 자식들 교육시키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칠십이 되실때까지 행상을 하셨다.

큰 형수가 원하지 않아서, 함께 살지 않았고 형제들이 큰 형님댁을 방문하는 것도 어려웠다. 가난했지만 자상한 아버지가 계실땐 괜찮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많이 외로워하셨다.서글서글한 둘째 형수와 생활비를 꼬박꼬박 부쳐주던 셋째 며느리를 잃고는 더 많이 늙으셨다.

그런 어머니가 이제 세상과 이별하는 준비를 하시나보다.
나와 만나면 항상 내 손을 꼭 붙잡고 주무시던 어머니,
명절이면 차로 오는 것 힘들다며 오지 말라고 하시던 어머니,
어머니 치마에는 홍시며 돈이며 온갖 것이 다 들어 있었고,
무슨 일이든 어머니한테 이야기하고 나면 항상 다독여주셨다.
어머니는 항상 내 편이셨다.
예수님처럼.

어머니, 제 마음 아시지요.
어머니 제 마음 아시지요.
예수님, 제 마음 아시지요.

몸도 마음도 덜 건강하고
믿음도 행동도 부족하지만
어머니 은혜로
살았다는 것.
예수님 은총으로
구원받으리라는 것.

어머니
저를 낳아주시고
보살펴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어머니.
앞으로도 쭈욱이요.^^ 
(그런데 애들 엄마가 어머니와 저사이
질투 햇다는 건 모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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