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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제 인생의 로또
작성자조기동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9 조회수521 추천수5 반대(0) 신고
 
 
우리 아버진 참 가난했지요. 그래서 줄곧 셋방살이를 했는데

주인집 아들과 싸우면 그 놈이 그랬어요.

" 이사가! " 그러면 저는 외쳤어요.

" 임마 니가 부자야, 니그 아버지가 부자지."

언제가 아버지가 주택복권을 한 장씩 모아놓으신 것을

본 적이 있어요.

1회에 한 장씩.

평생 술담배 안하고 일년에 명절과 제삿날만 빼고 일하신 아버지.

사당동 산동네에 살던 누나집에선 주택복권 당첨 발표시간이

시청율이 가장 높았어요.

모두들 눈을 반짝이며 숫자 하나하나에

함성을 올리는 모습.

그것밖에 희망이 없었으니까요.

과거(고시).

신분 상승을 위해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하필이면 시대를 잘못만나

접는 수 밖에 없었지요.

취직.

몇 년이 지나자 저도 아버지처럼 주택복권을 사기 시작했어요.

아버지처럼 매주는 아니고 가끔 답답할 때마다.

직장생활. 다시 돌이켜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처갓덕. 장인어른이 돌아가셔서 장모님을 제가 모셨어요. 

아버지덕도 없고 처갓덕도 없는 놈은 자수성가할 수 밖에 없지.

IMF. 기회가 왔습니다.

창업을 하고 그동안 눈여겨보아둔 특수 토목장비를

처음으로 홍콩으로 수출했습니다. 거의 모든 바이어를 알고

국내에서는 수출하는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으니-----

한달에 3 번정도출장을 가고 또 국내에서 많은 바이어를 맞았습니다.

뇌출혈, 14시간의 수술끝에 다행히 살아났습니다.

동업자의 죽음.

내 인생의 로또는 무엇인가.

아버지덕도 아니고

처갓덕도 아니고.

제가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한 것도 아니고

내조덕으로 돌리는 것도 미진하고


하여



저는 하느님 덕으로 돌립니다.



뜬금없이 저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시어

쓴맛, 단맛, 죽을 맛 다 겪게 하시고

사람좀 되라고

사랑좀 배우라고

여기까지

당신에게로

사랑에게로

우리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고 계시는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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