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의 교육방법 -직선의 지름길이 아닌 곡선의 길을 통해- '12.12.28.금,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8 조회수426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2.12.28 금요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요한1,5-2,2 마태2,13-18

 

 

 

 

 



하느님의 교육방법

 

-직선의 지름길이 아닌 곡선의 길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를 직선의 지름길로 인도하지 않으십니다.

더디고 답답할 정도로 굽이굽이 곡선의 길을 통해 인도하십니다.

서두르거나 첩경의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철저히 사람들 눈높이에 맞추십니다.

 


참으로 장구한 하느님의 인간 교육과정입니다.

아마 인류역사가 끝나는 날 까지 교육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여 주변의 인간 상황을 보며 절망이지만

하느님을 보면 다시 희망의 문이 열립니다.

 


“지금은 사방 천지가 암흑이다.

 어느 한 가운데에도 구멍을 내야…”

 

어느 노동자의 현 상황에 대한 절규와도 같은 고백입니다.

 


오늘 복음의 헤로데에게 쫓기고 있는 요셉 가정의 처지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요셉에게는 하느님의 인도가 있었습니다.

믿는 이들은

사방 천지가 암흑 같은 절망 중에서도 희망의 하느님을 찾습니다.

 


얼마나 많은 신자들이 사방 천지 암흑 같은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 희망의 빛 따라 어둠의 터널을 통과해 왔는지요.

 


며칠 전 강정 마을에서 성탄 대축일 낮 미사를 집전하시는

강우일 주교님의 강론을 동영상을 통해 보고 들었습니다.

비통한 어조였지만 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요지는 아무리 절망스런 현실이지만

그래도 역사는 조금씩 진보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새벽 성무일도 이사야11.1-10절 전부를 한 구절 마다 읽은 후

참석한 신자들이 따라 읽도록 한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 이사야서를 통한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된 유토피아의 꿈을

신자들 가슴마다 심어주려는 사목적 배려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직선의 지름길이 아닌 굽이굽이 곡선 길로 인도하십니다.

평탄대로 직선길이 아닌

하루하루 우리의 수준에 맞추어 길을 내며 곡선 길로 인도하십니다.

 


오늘 복음을 보며 떠오른 묵상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이시라면 단 칼에 헤로데를 퇴치하고

무죄한 아이들의 순교 없이 직선의 지름길로 요셉 가정을 인도하신다면

얼마나 통쾌하겠는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순전히 인간적인 짧은 생각입니다.

하느님은 절대로 이런 방법으로 전능을 발휘하지 않습니다.

철저히 인간 수준에 맞추십니다.

 


헤로데는 별종의 인간이 아니라

권력에 중독됐을 때 모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이기심, 잔인성, 폭력성, 질투 등이 잔존하는 한

헤로데와 같은 악행은 계속될 수뿐이 없습니다.

 


이집트의 파라오 임금 치하에서 무수한 히브리 아이들이 죽었는데

또 헤로데 치하에서 무죄한 아이들의 죽음이 반복됩니다.


이어 무죄하신 예수님 역시 장차 빌라도 치하에서 죽음을 당하십니다.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반복의 악순환 같은 역사입니다.

 


이토록 인간 무지의 어둠은 짙다는 이야기며 진보는 더디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이런 곡선 길의 과정을 통해

각자 자신의 내면의 악을 살피라는 메시지가 오늘 복음입니다.


예전 강론 때 인용했던 영어구절도 생각납니다.

 


“As you are, so is the world(네 수준만큼 세상도 그러하다).”

 


세상 탓에 앞서 철저한 내적쇄신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사방천지가 암흑 같은 절망적 상황 중에서

하느님 친히 요셉 가정을 헤로데의 수중에서 벗어나게 하셨습니다.


주님은 내 발의 등불, 내 길을 비추는 빛이라는 시편 말씀 그대로입니다.

 


외관상 헤로데와 요셉의 대결 같지만,

이면을 보면 헤로데와 하느님의 대결입니다.

그러니 헤로데가 요셉을 이길 수 없었듯이

그 누구도 하느님의 인도를 받는 자들을 다치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이 해 줍니다.

 


1독서 요한의 말씀이 바로 우리 내면의 악에 대한 답입니다.

빛이신 주님 안에서 친교를 나눔으로 정화되고 성화되는 우리 내면이요

하루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곡선의 인생길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당신과 풍성한 친교를 나눈 우리 모두를

암흑 같은 절망의 세상에 희망의 빛으로 파견하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