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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귀담아들어야 할 말/신앙의 해[31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8 조회수426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림 : 전주 교구 함열 성당 

‘이청득심’(以廳得心)이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귀를 기울여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걸 힘들어하듯 말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나 제대로 듣는 건 60년이나 걸린단다.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이유는 듣는 이의 태도 때문일 게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기중심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상대를 무시하거나 은연중에 자신의 생각대로 설득하고 이끌려 하는 게 작용을 한다.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위대하심에 몹시 놀랐다. 사람들이 다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보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루카 9,43-45)’ 

예수님도 ‘좋은 때’가 계셨다. 당신께서 하신 일을 모두가 놀라워하고 있기에. 그만큼 그분께서 선포하시는 복음이 제대로 전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에 연연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제자들에게 ‘수난의 때’를 예고하시며 미리 염두에 두시란다. 곧 그분께서는 좋은 때라고 마냥 좋아하지 않으시고, 나쁜 때라고 거부하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어떠한 때이든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가려고 하셨다. 

“귀담아들어라.” 예수님의 그 말씀을 제자들은 제대로 알아듣질 못한다. 자기중심적으로만 듣기에. 그분 마음 깊은 곳을 듣지 못하니 진리의 말씀이 들릴 리 없다. 상대의 처지와 심정을 들어주고 마음을 깊이 헤아려 주면 그 만남은 기쁨으로 다가오리라. 주님과 이웃과의 만남에서도 깊이 듣는 것이 말하는 것 보다 더 필요할 게다.  

사실 못 믿을 게 바로 우리 인간들이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하기에. 그렇지만 주님께서는 오히려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모든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해 내셨다.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으로 모든 이를 구원하시어, 당신 생명에 참여시키셨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도 귀담아들을 건 듣고, 자신을 포기할 것은 하면서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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