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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신앙의 해[3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1 조회수425 추천수2 반대(0) 신고


때로는 어려움이나 고통은 되도록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자신의 고통을 다른 이에게 드러내는 것은 약한 모습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고통이 있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힘든 일이나 고통을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혼자 감당할 경우
어떤 때는 자신에게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하리라.
또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고 할 때
외로움과 슬픔은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
 

성모님께서는 유다 산골에 사는 엘리사벳을 찾아가셨다.
두 여인은 자신들에게 일어난
이해하기 힘든 일을 이야기하며 서로 위로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그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하면서
자신들의 어깨에 지워진 짐의 무게를 나누었으리라.
이렇게 두 여인은 서로가 서로를 버텨 주는 기둥이 되었을 게다.
사촌 간의 우애로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렇게 두 여인은 유다 산골에서 서로 용기를 주며 새로운 세계의 꿈을 키워 갔을 것이다.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39-45)’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다림'밖에 없다.
가진 것 없고,
살아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는
부랑자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은 나무 아래에서 하염없이 고도(Godot)를 기다렸다.
고도가 누구인지, 또 언제 나타날지는 모르면서.
구원자일 거라는 추측은 가능하나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고도가 오지 않자 나무에 목을 매려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끈이 끊어져 실패했다.
그때 블라디미르가 내일 목을 매자고 하자, 에스트라곤이 "만일 온다면?"하고 묻는다.
블라디미르가 "구원되는 거지."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인간은 나약하고 불안한 존재이다.
그래서 두 부랑자는 더 간절하게,
더 오랫동안 자신을 구원해 줄 ‘고도’같은 누군가를 기다렸다.
마침내 그분,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성탄은 신에 대한 인식을 정 반대로 바꿔놓은 대사건이었다.
시간과 공간,
역사를 초월했던 절대자가 우리의 시공간으로,
그것도 자신을 낮춰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오셨기에 그러하였다.
 

고통이나 슬픔, 병이나 연약함은 혼자만이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다.
고통이나 약함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우리는 고통이나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야 한다.
‘사람 인’(人)이라는 한자를 풀이해 보면, 두 사람이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 버렸다.
인간은 고독한 섬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존재이다.
 

마리아도 그 억누를 수 없는 소식을 삭히려
조용한 산악 지방에 사는 친척 엘리사벳을 방문하였다.
둘은 아무리 하느님의 섭리라지만
인간적인 고통을 감내하기에는 나름대로 기댈 언덕이 필요했다.
우리도 때로는 삶에 지친 몸을 이끌고 휴식 공간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믿음의 사람이 가끔 찾는 피정이다.
조용한 곳에서 묵상을 하며 그분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누군가가 그리워 질 때에 그 누군가를 만날 수 있도록 여유가 있는 삶을 준비하자.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가끔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지난 일들을 묵상해보고 다가올 일들을 차분히 준비하는 시간을 만들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조용한 고을에서 친척 엘리사벳을 만났다.
그녀는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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