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가족 모두의 '수호성인상'을 봉헌한 기쁨
작성자지요하	작성일2007-11-19	조회수507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 글은 천주교 대전교구 태안성당의 2007년 11월 18일(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치 주보에 실린 글입니다.                                  가족 모두의 '수호성인상'을 봉헌한 기쁨 내년 봄에 환갑을 먹습니다. 지레 무안하고도 부끄러워지는 심정입니다. 이룬 것도 쌓은 것도 없이 나이만 먹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지만, 하느님 신앙을 잘 유지하고 가꾸어 하늘에는 뭔가를 많이 쌓게 되기를 늘 소망하고 있으니, 그것 자체가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요 축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연세 여든 넷이신 노모께서 아들의 내년 환갑에 대비하여 생활비와 용돈을 여투어 적금 치르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아들 환갑에 뭘 선물하시려고 저러시나, 슬며시 여쭈어보니, 성당에다 아들의 '수호성인(막시모)상'을 봉헌하시려는 뜻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지난해 아들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돌아가신 아버님과 당신의 수호성인(안셀모/안나)상을 봉헌한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답례로 노인네가 아들의 수호성인상 봉헌을 계획하셨으니, 저로서는 정말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아들 환갑에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선물이 아닌 영적인 선물을 하시기로, 그것을 아주 일찌감치 작정을 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들의 수호성인상을 봉헌하기 위해 300만원 적금을 치르시면서 며느리에게 몹시 미안해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의 수호성인상도 봉헌하기로 마음먹었고, 그것은 내가 책임지기로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또 묘하게도 이번에는 딸과 아들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그것은 어머니와 우리 부부 모두 인지상정으로 갖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대학생 딸아이와 고등학생 아들녀석의 수호성인상도 함께, 그러니까 네 개의 수호성인상을 한꺼번에 봉헌하기로 결심을 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아내는 '글라라' 세례명이 흔한 이름이라 이미 봉헌을 한 이가 있을 거라며 자신은 한국인 성녀 중에서 한 분을 골라 봉헌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성당에 알아보니 글라라 성녀상은 아직 봉헌되지 않아서 그냥 글라라 성녀상을 봉헌했답니다. 그 대신 딸과 아들은 '헝거리의 엘리사벳'과 '헨리코' 수호성인 대신 한국 성인들이신 '정혜 엘리사벳'과 '하상 바오로' 상을 봉헌하기로 했지요. 두 분이 친남매(누님/동생) 사이인 데다가, 현재 봉헌되어 있는 50여 성인상들 중에 한국 성인상은 '대건 안드레아' 상 하나 뿐인 사실에서 뭔가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지요. 결국 우리 딸과 아들은 정혜 엘리사벳과 하상 바오로 성인상을 봉헌함으로써 각기 또 한 분씩의 수호성인을 모시게 된 셈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을 두 아이의 수호성인들이신 헝거리의 엘리사벳 성녀와 헨리코 성인 모두 하늘나라에서 매우 기뻐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이로써 우리 가족은 지지난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제수씨의 '요안나'상과 경기도 안양에서 사시는 매형과 누님의 수호성인상을 합해 현재 모두 아홉 개의 성인상을 봉헌했는데, '10'을 채우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전국에 자랑할 만한 아름다운 성전 안에서 우리 가족은 아무도 이 세상에 남아 있지 않은 먼 훗날에도, 우리가 봉헌한 수호성인상들 안에서, 하늘나라의 성인 성녀님들과 함께 계속 미사를 지내는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한없이 기뻐지는 마음입니다. 우리 태안 신앙공동체에 64개의 성인상을 모실 수 있는 아름다운 성전을 선물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도 함께 커져 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지요하 막시모 / 진흥아파트 구역> (071118/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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