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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20일 야곱의 우물- 루카 19, 1-10 묵상/ 영혼의 키 높이 깔창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9 조회수529 추천수5 반대(0) 신고

영혼의 키 높이 깔창

그때에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루카 19,1-­10)
 
이인옥(수원교구 기산 천주교회)
◆우리는 가끔 죄와 수치로 움츠러들 때까지 움츠러든 키 작은 자캐오가 된다. 게으름과 이기심, 안일과 교만 등 수많은 장벽에 둘러싸여 주님을 뵐 수 없는 때가 종종 생긴다. 자캐오에게 올라갈 나무가 있었듯이, 우리한테도 주님을 만날 수 있는 성사(聖事)라는 나무가 있다. 나뭇잎 속에 가려진 자캐오를 그분이 먼저 알아보셨듯이, 성사의 그늘 속에 있는 우리도 그분이 먼저 부르신다. 그리고 자캐오한테도 그러셨듯이, 우리와도 함께 지내고 싶어하신다.
 
주님과 함께 지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분이 자캐오의 집에 들어가시자 그는 일어나 당당하게 말했다. 자기의 재산을 털어 가난한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자기가 손해를 끼친 이웃이 있다면 몇 배로 갚겠다고. 그때만큼 자캐오의 기가 살아난 적은 없었다. 그때만큼 자캐오의 키가 커 보인 적은 없었다.
 
그렇다. 구원이란 그런 것이다. 죄와 악의 무게에 눌려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영혼의 키가 그분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체험하며 훌쩍 커지는 것, 마음의 어두움 때문에 억눌릴 대로 억눌린 자아가 밝은 빛 아래에서 활짝 펴지는 것, 그렇게 해서 주님이 만들어 준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 그것이 바로 구원이다.
 
주님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회는 성사를 마련해 놓았다. 성사 안에서 주님을 뵐 때마다 순간순간 우리는 구원을 체험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오그라들고 구부러짐을 느끼는 우리. 주님의 은총을 느낄 때마다 몸이 활짝 펴지고, 성사에 참여할 때마다 키가 훌쩍 커졌으면 좋겠다. 마치 영혼의 키 높이 깔창을 깐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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