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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8일 연중 제33주일 - 배광하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8 조회수724 추천수4 반대(0) 신고

 

 

11월 18일 연중 제33주일 루카 21.5-19

 

 

우리는 하느님 나라 지상 일꾼

 

  

 착한 교우분들

어느 본당엘 가든 착한 교우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듯 착한 교우분들 때문에 사목생활에 활기가 있고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새벽 추위를 가르고 이른 아침 어두운 성당에서 기도하시는 분들, 성당의 온갖 궂은 일들을 불평 없이 묵묵히 하시는 분들, 사제의 개인 감정에서 폭발한 꾸중도 자신의 부덕인양 참아 받으시는 분들, 자신의 귀한 물건과 선물은 먼저 본당 신부님에게 드려야 마음이 편한 분들, 본당 여러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 하시면서도 교우들의 참여도가 영 부족하다 싶으면, 마치 자신의 죄인 양 송구스럽고 안타까워하시는 분들, 감사의 작은 금액을 내 놓으면서 겸연쩍어 하시고 죄스러워 하시는 분들, 이 모든 분들 덕분에 사제가 살아가는 힘을 얻습니다.

때문에 ‘사제를 성인으로 만드는 것은 평신도요, 교우들을 성인으로 만드는 것은 사제이다’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또한 ‘사제는 기도를 먹고 사는 사람이다’ 하였습니다. 사제의 양식인 기도는 거의 대부분 교우분들에게서 얻습니다.

세상 그 어떤 종교도 일반 신자들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종교는 없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속한 종교에 혼신의 힘을 다하여 희생하며 봉사하여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아보는 경우가 없는 것이 일반 신도들의 불이익이라고 봅니다.

조금만 사랑의 시선을 가지고 돌아보면, 그분들은 겨우 얻은 휴식을 반납하여 교회에 봉사하고 있으며,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면서도 교회 일에는 헌신의 봉사를 하며 하느님 나라를 가꾸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진정 사목자들이 그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는 하루가 되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너무도 많은 위로와 격려, 영적 목마름에 갈망하는 착한 교우분들께 늘 무엇인가를 채워주어야 할 사명이 사목자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인 측은지심의 눈길로 교우분들께 다가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끝내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느님의 기적과 사랑의 승리를 온 몸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의 희망의 말씀을 우선 사목자들이 먼저 살아야 합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 17~19).

하느님의 일

본당에서 사목을 하다보면 여러 부류의 교우들을 만나게 됩니다. 진정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사목을 돕는 분들, 늘 성당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간섭을 하며 불평을 하는 이들, 주일만 겨우 지키며 무관심으로 일관된 삶을 사는 이들이 그렇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물론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성당 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관심 없이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교회는 평신도들의 열정적인 손을 얼마나 많이 필요로 하는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구원 사업에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하셨기에 사도들을 파견하신 것입니다. 교회가 하고자 하는 선한 일은 하느님의 일이란 자각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보다 나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따끔한 충고와 격려를 교우들은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초대교회를 가꾸고자 동분서주 바쁘게 뛰었던 사도 성 바오로에게도 여러 교우들의 적극적인 협력 가운데 끊임없는 반대자들의 시달림이 있었습니다. 그 중 바오로 사도의 근심거리는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무리들의 책동이었습니다. 그들은 늘 자신들의 일을 하지 않고 불평불만 속에 사람들을 이간시켜 평화로운 공동체를 분열시키려 하였습니다.

“듣자 하니, 여러분 가운데에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이 있다고 합니다”(2테살 3, 11).

바오로 사도의 시대나 오늘날에나 본당 일에 협조는 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사목자를 괴롭히며 교우들 간의 분열을 일으키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에 사도 바오로는 따끔한 일침을 놓습니다.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2테살 3, 10).

여기에서의 일은 세상의 일일 수도 있고, 하느님의 일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일에 충실한 이들이 하느님의 일에도 충실하며, 하느님의 일에 충실한 이들이 세상일에도 충실한 법입니다.

그러한 성실한 이들은 영육의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이들은 사도의 말씀대로 먹을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 나라가 이 지상에서부터 건설 되도록 열심히 일해야 할 하느님 나라의 일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배광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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