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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구조: 시작예식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9 조회수3,662 추천수1

미사의 구조 : 시작예식 (1)

 

 

초세기의 후반까지만 해도 미사에는 시작예식이 없었다. 2세기의 문헌인 유스티노의 「호교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성찬례 거행은 바로 독서로 시작하였다.

 

"태양의 날이라 불리는 그날(주일), 도시와 시골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공동예식을 거행하기 위해 모여,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오랫동안 사도들의 회상록이나 예언서를 읽었다."

 

그러던 것이 4세기에 종교 자유를 얻게 되면서부터 신자 수가 증가하고 미사 거행 장소도 부유한 신자 가정집에서 큰 건물인 바실리카로 옮겨지자 입당행렬이 들어오는 등 차츰 시작예식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대부분의 시작예식이 7세기에 형성되었지만 아직 각 예식의 의미나 기능이 뚜렷하지 않고 체계적인 구조도 없어 시작예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작예식이 예식을 시작하는 부분으로서의 내용과 형식을 제대로 갖추게 된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 개정된 현행 미사 전례부터이다. 새 미사 전례서에는 시작예식 부분에 행렬, 여러 형태의 인사, 간청기도, 참회 행위 등 많은 새로운 요소들을 도입하였다.

 

시작예식은 말씀의 전례 앞에 있는 부분으로서, 입당, 인사, 참회, 자비송(Kyrie), 대영광송, 본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미사 전례서 총지침 46항(구 24항)은 이러한 시작예식의 두 가지 목적을 잘 드러내고 있는데, 첫째는 한데 모인 신자들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고, 둘째는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듣고 합당하게 성찬례를 거행할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시작예식의 기능은 한데 모인 신자들의 공동체적 의미를 촉진시키는데 있다. 새 미사 전례의 예규(Rubrica)는  "교우들이 모인 다음 사제는 봉사자와 함께 제대에 나아가고 교우들은 입당송을 한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것은 옛 규정인 "사제가 준비가 되면 입당한다"라는 것과는 많은 관점의 차이를 보여준다. 즉 전례 거행의 첫 번째이면서 일반적 형태는 신자들의 현존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신자들의 능동적인 참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쇄신된 전례의 근본 원칙으로서 과거와 달리 미사는 더 이상 주례 사제 혼자 모든 것을 좌우하는 사제 중심의 미사가 아니고, 하느님 백성으로 모인 집회 전체가 함께 거행하는 행사라는 것을 잘 나타낸다 하겠다.

 

이처럼 미사에서 신자들의 모임 자체를 중요시 하였기에, 미사의 명칭 자체가 「집회」 또는 「모임」의 뜻을 지닌 쉬낙시스(Synaxis)라고 불린 때도 있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이러한 정신에 따라 미사 시작 전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미리 성당에 와서 공동체를 형성하여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와 묵상을 하면서 미사를 거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예전에는 성당 입구에 사각형으로 된 아트리오(Atrio)라는 것이 설치되어 있어, 성당에 들어가기에 앞서 신자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찬례를 준비하기 위해 그곳에서 손을 씻었다.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발전되어 성당문 앞에 성수대를 놓아 성수를 찍으면서 세례를 기억하고 하느님께 속하지 않은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깨끗하게 되어 성당에 들어가고 있다.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Missa cum populo)라는 명칭이 시사하듯이 미사가 진정으로 공동체의 잔치가 되려면 그 주체요 주인인 공동체가 형성되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기에 미사 전에 신자들이 미리 와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미사의 첫 번째 예식으로 간주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가톨릭신문, 2004년 3월 21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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