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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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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09 조회수553 추천수0

[전례]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성모님은 하느님을 상대로 피조물 중 가장 탁월한 형태로 가까움을 누리는 은총을 입은 분이시다. 하느님을 상대로 한 이러한 탁월한 가까움을 표현하는 신학적 연장선상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 바로 성모 승천(Assumptio Mariae) 교리이다(1950년 비오 12세의 회칙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 성모님 지상 생애가 무염시태(Conceptio Immaculata)로 시작된다면, 그 마지막이 승천으로 마무리되며, 처녀수태(Parthenogenesis)가 신학적 중심을 이룬다. 이렇듯 하느님을 상대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누리는 특별한 가까움이 마리아에게서 ‘모자관계(천주의 모친)’ 내지는 ‘부녀관계(하느님의 충실한 딸)’로 표현된다. 성모님은 하느님을 상대로 어머니이시며 동시에 딸이시다. 이 신비가 성모님 지상 생애 마지막에 승천으로 드러난다.

 

정교회 전승에 따르면, 성모 승천은 우선적으로 ‘트란지투스 마리애’(Transitus Marae: The passing of Mary)나 ‘코이메시스 테오토쿠’(Koimesis Theotokou: 라틴어로 도르미시오 Dormitio) 등으로 표현된다. 이는 마리아가 죽음과 함께 옮겨졌거나 잠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 에피파니우스(기원후 367~403년)나 5세기 말엽 시리아에서 저술된 것으로 간주되는 <트란지투스 마리애>(Transitus Muriae) 등이 알려지지 않은 성모님 죽음에 대해 언급하며 상상력을 자극했다. 죽었던 사도들도 소생되어 가브리엘 천사에 의해 성모님의 임종 순간에 다시 소집되었으나, 토마스 사도는 빠졌다. 유다인들에 의해 훼손되거나 소실될 것을 우려하여 성모님의 시신이 천사들에 의해 아무도 모르는 동굴 또는 ‘잃어버린 낙원’에 숨겨졌다. 토마스 사도가 합류했을 때, 사도들이 다시 그곳에 모였지만, 성모님의 육신은 영혼과 함께 이미 하늘로 들어 높여져 발견되지 않았다. 성모님의 영혼뿐만이 아니라 육신마저도 죽음에도 불구하고 끊김 없이 하느님 가까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성모님의 죽음은 깊은 잠을 의미하는 ‘도르미시오’(Dormitio: 그리스어로 Koimesis)로 이해되었다. 동방에서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지냈던 천주의 모친 축일과 함께 다른 몇몇 성모님 축일들이 교황 세르지오 1세(687-701년)에 의해 로마교구에 도입되었고, 그중 하나가 8월 15일에 지내는 성모 영면 또는 승천 축일이다.

 

마리아의 죽음이 ‘깊이 잠든 상태로 하늘로 들어 높여진’ 것으로 이해된다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그녀가 부활 후 성자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부활 후 승천(Ascension)한 성자의 육신은 마리아의 그것과 무관할 수 없다. 성부의 영원한 로고스가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마리아는 성부의 충실한 딸로서, 성자가 영원히 그러했듯이(요한 1,18ㄴ의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은 직역하면, “아버지의 품안에 있는 외아드님”이다), 마지막 순간에 성부의 품에 ‘아기’로서 편안히 잠들었다. 아기의 특징이 ‘놀고 배우는 것’과 더불어 ‘자는 것’이다. 이 모두가 특별한 친밀함과 신뢰감을 전제한다. 성자께서 성부의 ‘영원한 아기’로 머무신 신비(잠언 8,30 비교)에 무엇보다도 성모님께서 우선적으로 참여하신다는 사실에 대해 폰 발타사르(H.U. von Balthasar)는 강조한다. 성모님의 아들이 먼저 성부의 아드님이어야 했듯이 그녀 역시 아기로서 아버지의 딸이어야만 했다. 성모님이 지혜 자체이신 성부의 영원한 로고스를 위한 자리, 곧 ‘상지의 옥좌’(Sedes Sapientiae)나 성전 또는 계약의 궤 등에 비견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 속한다. 아기가 부모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고 부모의 친밀함을 필요로 하듯이, 성모님 역시 성자와 더불어 성부를 상대로 그리고 성자를 상대로 어머니이자 딸로서 끊김 없는 무조건적 친밀함을 향유한다.

 

[2020년 8월 9일 연중 제19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이진수 스테파노 신부(삼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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