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01 조회수2,593 추천수14 반대(0)

갈망(渴望)과 집착(執着)은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면이 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서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갈망은 본인은 물론, 이웃들에게도 희망과 보람의 결과로 드러납니다. 집착은 본인은 물론, 이웃들에게도 상처와 고통을 주는 결과로 드러납니다. 내가 하는 행위가 영적으로 기쁨을 주고, 그 행위로 인해서 이웃이 기뻐한다면 갈망이 드러난 것이라 하겠습니다. 내가 하는 행위가 영적으로 고독하고, 그 행위로 인해서 이웃이 괴로워한다면 집착이 드러난 것이라 하겠습니다.

 

아들을 사랑해서 많은 것을 해 주는데도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고 점점 반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버지는 자진의 욕망을 아들을 통해서 이루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랑을 주어서 자식이 성공했지만 자식들이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몰라주고, 무관심한 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둥지에서 날아간 새는 다시 어미 새에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어미 새도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고,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자식의 무심함에 괴롭다면 그것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일 수 있습니다.

 

내가 수단이 되고, 상대방이 목적이 된다면 갈망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사랑하는 외아들을 보내 주신 것은 하느님의 갈망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은 예수님의 갈망입니다. 예수님의 갈망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내가 목적이 되고 상대방이 수단이 된다면 집착이 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아를 전쟁터로 보내 죽게 했습니다. 이는 집착입니다. 헤로데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2살 이하의 아기를 죽이도록 했습니다. 이는 집착입니다.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흑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관이 있습니다. 이는 집착입니다. 정의와 자유를 위해서, 억울하게 사망한 흑인을 위해서 거리로 나선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갈망입니다.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고 외친 아모스의 외침은 갈망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자비를 잊지 말라고 외치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 외침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듣기 싫은 외침일지라도, 외면하고 싶은 외침일지라도 아모스의 말이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권위를 위해서 거짓을 말하는 위정자들의 선동은 집착입니다. 듣기에는 좋을지라도, 기득권을 지킬지라도 그러한 선동은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갈망과 집착을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고통을 주는 집착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위로와 기쁨을 주는 갈망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온 사람들의 마음은 갈망입니다.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이웃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는 길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치유와 표징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율법학자들의 마음은 집착입니다. 치유와 표징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날 수 있다면 치유와 표징은 이방인들에게도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성령강림의 교회입니다. 갈망은 드러날수록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집착은 드러날수록 상처와 아픔이 됩니다. 율법학자들의 위선과 가식을 드러내신 예수님의 말씀은 갈망입니다. 사람이 율법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율법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임을 드러내셨기 때문입니다. 중풍병자가 평상을 들고 일어나서 걸어간 것은 갈망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2020년 절반이 지났습니다. 지난 6개월 나의 삶은 갈망을 드러내는 시간이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혹 그렇지 않다면 남은 6개월 하느님의 큰 영광이 드러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규정 올바르니 마음을 기쁘게 하고, 주님의 계명 밝으니 눈을 맑게 하네.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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