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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는 이들의 디딤돌? 걸림돌?(성 아우구스티노 기념일)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8-28 조회수2,129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00, 8, 28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복음 묵상

 

 

마태 23,13-22 (위선자에 대한 책망)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하늘나라의 문을 닫아 놓고는 사람들을 가로막아 서서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못 들어가게 한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겨우 한 사람을 개종시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개종시킨 다음에는 그 사람을 너희보다 갑절이나 더 악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고 있다.

 

너희 같은 눈먼 인도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성전의 황금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 하니, 이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황금이냐? 아니면 그 황금을 거룩하게 만드는 성전이냐?

 

또 너희는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그 제단 위에 있는 제물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 하니, 이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제물이냐? 아니면 그 제물을 거룩하게 만드는 제단이냐?

 

사실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한 맹세이고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성전과 그 안에 계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며 또 하늘을 두고 한 맹세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다.

 

 

<묵상>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데 있어서 함께 걷는 믿음의 벗들이 얼마나 소중한 디딤돌이 되는지 모릅니다. 믿음의 길을 걷는 목적을 상실하고 헤매일 때, 묵묵히 믿음의 길을 성실하게 걷고 있는 벗들은 커다란 위로와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찾아 헤매이다 지쳐 쓰러졌을 때, 눈 앞에 보이는 믿음의 벗들의 굳건한 모습은 또 다른 하느님의 모습으로 다가와 생기를 줍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빗나간 믿음의 벗들은 믿음의 길을 걷는 발걸음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됩니다. 하느님을 가리고,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무색케 하며, 다른 믿음의 벗들을 좌절하게 하고, 심한 경우 믿음의 길을 포기하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빗나간 믿음의 벗들이 교회 안에서, 사회 안에서 인정받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사태는 더 심각해집니다. 사제나 수도자의 부정과 불의는 신자들의 그것보다 교회와 사회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칩니다. 신자 정치인, 신자 경제인들의 부정 부패는 믿지 않는 이들의 그것보다 더 충격적으로 믿음의 벗들에게 다가옵니다.

 

하느님께서 열어 놓으신 하늘 나라의 문을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믿는 이들의 부정과 불의는 하늘 나라를 찾아 가는 이들의 시야를 가려 문을 찾지 못하게 할 수는 있습니다. 하늘 나라의 문 옆에 자신의 문을 열어 놓고, 그것이 곧 하늘 나라의 문이라고 혹세무민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누가 과연 이 말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이 말씀에 빗대어 굳이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단죄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제 자신이 수없이 많이 이 말씀에 걸려 넘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제단의 한 사람으로서 저로 인해, 저의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고 걸려 넘어졌을 많은 믿음의 벗들을 생각하며, 하느님과 벗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가집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제대로 믿음의 길을 걸어가고자 다짐해 봅니다. 저에게 걸려 넘어지는 믿음의 벗들이 없고, 저를 밟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벗들이 많아질 때에 비로소 제가 예수님의 말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믿음의 벗들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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