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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늘의 마리아는 누구? >
작성자박순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0-08-23 조회수2,264 추천수6 반대(0) 신고

 + 찬미 예수님

말씀과의 새로운 만남을 원하시는 분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감히 바라며 이 글을 띄웁니다.

이 독서 방법이 요구하는 것은 읽고자 하는 성서 텍스트를 거듭해서 세밀히 읽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텍스트에로 돌아갈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 성서 텍스트의 구체적 분석은 Jean DELORME 신부님의 강의에서 도움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루가1, 26-38: 예수탄생 예고

     

       1, 26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레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로 보내시어 27다윗 가문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정혼한 처녀에게로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천사는 마리아에게로 가서 "기뻐하소서, 은총을 받은이여, 주께서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 하였다.  29마리아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당황하여 이 인사 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겁내지 마시오, 마리아.  당신은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을 받았습니다.  31두고 보시오. 몸에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시오.  32그는 크게 되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그 조상 다윗의 어좌를 그에게 주실 것입니다.  33그는 영원히 야곱의 가문을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왕권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34그러자 마리아는 천사를 향하여 "제가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35천사는 대답하여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성령이 당신에게 내려오실 것이니, 곧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당신을 감싸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분은 거룩하다고 불릴 것이니, 곧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36당신 친척 엘리사벳을 보시오.  석녀라는 그가 늘그막에 아들을 잉태했는데 벌써 여섯째 달입니다. 37사실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고 안되는 것이 없습니다."  38그러자 마리아는 말하기를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오늘 우리가 산책하게될 복음의 말씀은 "예수 탄생 예고"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이 천사 가브리엘을 정혼한 처녀 마리아에게 보내어 하느님 아들의 잉태에 관한 것을 알리게 합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예수의 탄생 예고라는 과거의 한 사건을 무대 위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건을 오늘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읽어볼 것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요한 복음을 참조하면 예수의 탄생은 "말씀의 육화"입니다. 곧 태초에 한 말씀이 계셨는데 그 말씀은 하느님이셨고(요한1,1) 그 말씀은 육신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거처하셨습니다(요한 1,14). 이것은 "말씀"이 몸을 가지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얘기하는 것은 "말씀"에 대해서이며, 마리아의 대화 장면은 "말씀의 육화"가 이루어지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과거의 한 사건으로만 그치지는 않지요.  이 이야기는 이러한 "말씀의 육화"에 대한 한 역사적인 사건만을 우리에게 전하는 것 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성서의 모든 이야기는 역사적인 과거의 사실을 우리에게 전하는 목적 외에 더 큰 목적은 그 이야기를 통해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멧세지를 주는 데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오늘을 사는 인간들인 우리에 대해서 무엇인가 진리를 알려주고 보게 해주는 데 있습니다.  과거의 그 사건을 곧 우리의, 나의 사건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오늘 현 시점에 놓고 재해석하여 무대에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가브리엘 천사와 마리아와의 대화, 그리고 예수님 잉태와 탄생 즉 "말씀의 육화"의 의미를 오늘의 우리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성서의 장면 속에서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라는 한 여인의 몸을 빌어    말씀이 몸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세상에 오실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대로 이 사업에 동참하겠다는 마리아의 응답을 듣고 천사는 떠납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한 장면의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가브리엘 천사가 있고 이 "말씀"을 경청하고 곰곰히 생각에 잠겨 천사와 대화하는 표정의 마리아가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말씀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며, 마리아의 두 손은 말씀의 잉태를 나타내듯이 자신의 배 위에 조심스레 모아져 있습니다.  

     

     이 그림을 오늘 우리 현실에 맞게 현대판으로 다시 그려보겠습니다. 현재 우리에게 있어 성서는 말씀에 대한 기록입니다. 우리는 성서를 통해서 말씀을 압니다.  우리가 새로 그리는 그림 속에는 한켠에 성서가 있고 이 성서에서 나오는 빛이 사방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성서를 가르키며 그 안에 있는 말씀에 대해 어떤이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다른 어떤이는 배 위에 두 손을 모으고 그것을 진지하게 듣고 있습니다.  말씀이 그 사람 안에 잉태되고 있는 순간입니다. 내가 가브리엘의 역이 될 수 있고 또 마리아의 역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말씀"을 전할 때 나는 가브리엘 천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말씀"을 듣거나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하고 그 말씀을 신뢰하고 받아들일 때 나는 말씀을 잉태하는 마리아가 될 것입니다.  역사속의 마리아의 응답은 공수표가 될 수 있는 단순한 말로서의 응답이 아니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자신의 전 인격을 건 응답이며, 미래에 당할 수 있을 모든 것을 감당할 모험을 받아들이는 실천적인 응답인 것입니다.

     

     말씀이신 하느님이 인간 가운데 머무르시기 위해 마리아의 현실적인 몸이 필요하셨다면 오늘날 역시 말씀은 우리의 몸을 통해 육화되어 우리 가운데 머무르고 싶어하십니다.  말씀으로서만이 아니라 육화된 말하자면 몸을 가진 말씀으로 우리가운데 머무르시고 싶어 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동떨어져 "말씀"으로만 홀로 계시고 싶어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몸 안에 계시고자 하십니다.  말씀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하여 우리의 몸을 필요로 하십니다.

     

      이렇게 마리아처럼 우리가 말씀을 경청하고 그 말씀에 응답할 때 말씀은 우리 몸 안에 잉태됩니다.  그리고 실천적인 마리아의 응답을 통해 말씀이 몸을 가지고 현실 안에 인간과 함께 하실 수 있었듯이,] 우리가 이 말씀을 묵상할 때 내 몸은 말씀의 산모가 되며 나는 변모됩니다.  내가 말씀의 잉태로 변모될 때 말씀은 비로소 우리 가운데 우리와 함께 살아있는 말씀이되고 말씀의 육화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 묵상할 때에 성령께서 함께하실 것입니다. 이것의 다른 표현은 곧 바오로 사도께서 하신 말씀, "이 말씀은 또한 믿는 여러분 안에서 효력을 내고 있습니다"(1데살 2,13)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성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살펴보실까요?

     

     "두고보시오 몸에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시오. 그는 크게되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그 조상 다윗의 어좌를 그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는 영원히 야곱의 가문을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왕권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절32-33); "태어나실 분은 거룩하다고 불릴 것이니, 곧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35절).  

     

    가브리엘 천사는 세가지 사건잉태와 아들을 낳는 것그 아기의 이름에 관한 것을 알리고 이어서 이 아기의 신분을 알린다. 그러니 이 예고는 단지 예수의 탄생에 대한 예고 만은 아닌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태어날 아기에 대한 이름과 아기의 신분입니다.

     

     이 아기는 세가지 이름을 갖게될 것이다. "예수"와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 그런데 예수라는 이름은 마리아가 붙여주어야할 이름 즉 사람의 아들로서의 예수와 관련되며,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과 "하느님의 아들"은 마리아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불려질 이름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태어나실 분은 거룩하다고 불릴 것이니, 곧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곧 이 뒤의 두 이름은 사람의 아들 예수에 대한 타인들의 인정과 관계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이시자 "사람의 아들"로서의 인간 예수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성서의 말씀을 경청하여 변모된 나의 온 몸으로 증거하게 되면 곧 그분은 내가 아닌 다른이들에 의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로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 현실 속에서의 실질적인 "말씀의 육화"가 아닐까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고하는 예수의 탄생과 이에 대한 마리아의 수용과 결과는 2000년 전의 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서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이루어지며 또 우리가 이루고 완성해 나가야할 사건인 것입니다.  

     

      

     

     기도: 이지희 (헬레나)

     

     말씀을 듣고 믿게 되는

        여러분은

        진정 복된 사람입니다

     

        믿는 영혼은

        누구나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게 되고

        또 낳게 되고

        그 분의 업적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각자 안에

        천사와 마리아의 숨결이 깃들어

        말씀이 믿고 실현될 수 있다면

        바로 구원은 성취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위에서 말씀드린 그림 이야기는 렘브란트의 그림 "부인에게 성서를 읽어주는 Cornelis Anslo 목사"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림을 전송해드리지 못해 유감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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