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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련한 사람, 당당한 사람(연중 17주 토)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8-05 조회수2,773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00, 8, 5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14,1-12 (세례자 요한의 죽음)

 

그 때에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 왕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신하들에게 "그 사람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다. 죽은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능력이 어디서 솟아나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일찍이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거듭거듭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했으나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는 민중이 두려워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 무렵에 마침 헤로데의 생일이 돌아와서 잔치가 벌어졌는데 헤로디아의 딸이 잔치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헤로데를 매우 기쁘게 해 주었다. 그래서 헤로데는 소녀에게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여 약속하였다. 그러자 소녀는 제 어미가 시키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이리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소녀의 청대로 해 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 있는 요한의 목을 베어 오게 하였다. 그리고 그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갖다 주었다. 그 뒤 요한의 제자들이 그 시체를 거두어다가 묻고 예수께 가서 알렸다.

 

 

<묵상>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에,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믿음이 무엇인지 알기에, 불신의 늪에 허덕이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희망이 무엇인지 알기에, 절망의 나락에서 헤매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자유가 무엇인지 알기에, 다른 이를 억압하려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에, 불의를 저지르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알기에, 거짓으로 다른 이를 현혹하려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참된 강함이 무엇인지 알기에, 겉으로만 겉으로만 강한 척하려는 나약한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참된 일치가 무엇인지 알기에, 분열로 치닫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참된 삶이 무엇인지 알기에, 죽음의 언저리를 겉도는 나를 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믿음이 무엇인지,

희망이 무엇인지,

자유가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진리가 무엇인지,

참된 강함, 참된 일치, 참된 삶이 무엇인지

차라리 몰랐다면 행복했을텐데....

이것을 모를 수가 없습니다.

태어나면서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가지게 된 나의 일부, 아니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불신의 늪에 허덕이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절망의 나락에서 헤매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다른 이를 억압하려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불의를 저지르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거짓으로 다른 이를 현혹하려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겉으로만 강한 척하려는 나약한 나를 보지 못했다면,

분열로 치닫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죽음의 언저리를 겉도는 나를 보지 못했다면

차라리 두려움이 없을텐데...

이것을 보지 못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내가 내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두려움은 밖에서가 아니라 내 안에서 생기는 것, 내 자신을 보면서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아는데 무엇을 망설이겠습니까?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두려워하는 가련한 인간으로 살아가느냐?' 아니면 '비록 힘에 부치더라도 끝까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걸어가는 당당한 사람으로 죽느냐?'는 바로 내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생각합니다.

 

가련하게 살아가는 헤로데와 당당하게 죽어 간 세례자 요한 사이에 서 있는 내 자신을 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긴 호흡으로 내 몸과 마음을 다져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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