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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 척 할 수 있는' 인간(성 이레네오 기념일)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6-28 조회수2,363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0, 6, 28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복음 묵상

 

 

마태오 7,15-20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탈을 스고 너희에게 나타나지만 속에는 사나운 이리가 들어 있다. 너희는 행위를 보고 그들을 알게 될 것이다. 가시 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딸 수 있으며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딸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게 마련이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모두 찍혀 불에 던져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 행위를 보아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묵상>

 

"거짓 예언자를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너희에게 나타나지마는 속에는 사나운 이리가 들어 있다. 너희는 행위를 보고 그들을 알게 될 것이다."

 

양은 자신이 순한 양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양의 탈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 자신이 바로 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나운 이리는 자신이 사납지 않고 순한 척하기 위하여 양의 탈을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리는 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단순한 이야기입니다만 우리에게는 참으로 뼈있는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오직 사람만이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다른 무엇인 척 위장할 수 있기 때문이며, 많은 순간 자신을 위장하려고 애쓰기 때문입니다.

 

이리는 양의 탈을 쓸 수 없지만 이리같은 사람은 양같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하여 탈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탈을 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탈을 쓰고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탈이 가지고 있는 좋은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게 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에 선하게 보이기 위해 썼던 탈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본연의 추하고 악한 모습을 드러내게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거짓 예언자를 조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거짓 예언자를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우리가 만나는 사람의 속 모습을 때까지 의심을 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설마 예수님께서 우리 사이에 불신을 조장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시고자 한 것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사람만이 거짓 예언자가 될 수 있고,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우리 역시 여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며, 그러기에 우리가 겉으로는 신앙인임을 내세우면서도 안으로는 이기심과 미움이 가득한 거짓 신앙인이 되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의 비유를 통해서 참 신앙인과 거짓 신앙인의 삶을 알려주십니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게 마련이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우리가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좋은 나무가 되고자 하는 것은 하나의 '희망'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나쁜 나무로 남아 있으면서 좋은 열매를 맺고자 한다면 그것은 '탐욕'입니다. '희망'과 '탐욕'은 '무엇을 바란다'는 점에서는 같은 것이지만,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 나아가는 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희망하는 사람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지만, 탐욕에 빠진 사람은 결코 자신을 희생하지 않습니다.

 

참 신앙인은 희망을 살아가지만, 거짓 신앙인은 탐욕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참 신앙인만이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며 마침내 주님께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 위에 서려는 욕심과 이기심을 가리기 위한 탈을 벗어버리고 깨끗하고 솔직하게 살아감으로써, 주님께서 원하시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열매를 맺는 참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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