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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9월 8일)
작성자오창열 쪽지 캡슐 작성일1999-09-07 조회수3,489 추천수4 반대(0) 신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

(미가 5,1-4a : 마태 1,18-23)

구원의 여명을 알리는 성모 마리아의 탄생

 

 성인들의 탄생일을 축일로 지내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탄생일을 축일로 지내는 분은 세 분 뿐입니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 그리고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모 마리아입니다. 이 세 분의 탄생일은 우리 구원과 직결되는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탄생일을 축일로 지냅니다. 대개의 경우 완덕에 이른 성인들은 선종한 날에, 순교자들은 순교한 날을 축일로 지냅니다. 육신의 탄생보다는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은 날이 신앙적으로 의미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의 축일은 순교한 날이거나 주님께로 돌아간 날, 귀천일(歸天日)에 지내고 있습니다.

 

 복음서에는 예수님이나 세례자 요한의 경우와는 달리 성모님의 성탄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지 않습니다. 성모님의 성탄 이야기는 2세기말에 기록된 것으로 전해지는 위경(僞經)인 ’야고보의 원복음서’(5,2)에 언급되어 있을 뿐입니다. 천상 탄일이 아니라 지상의 탄생일을 경축하는 이유는 성모님이 예수님과 관계되는 무슨 특권 때문만이 아닙니다. 성모님이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 있어서 독특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성모님의 탄생은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며 구세주의 출현이 가까웠다는 것을 알려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성탄은 구세주가 세상에 오시는 사건과 직접 관계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세례자 요한과 비슷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고 크게 경축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모님의 성탄은 우리 구원을 싹트게 하고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풍요로운 은총을 내려 주기 때문에 전세계에 커다란 기쁨과 평화의 날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크레타의 성 안드레아는 성모님의 성탄 축일에 행한 강론에서, "성모 성탄 축일은 신약과 구약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와 같다. 신약이 구약과 자리를 바꾸고 진리가 또 다른 상징과 모형을 통하여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모든 창조물은 이 날의 기쁨을 이기지 못해 즐겨 용약하고 찬양하는 것이며 이 날의 기쁨에 흠뻑 취하게 된다... 사실 이 날은 세상의 창조주께서 당신의 성전을 세우신 날이다. 오늘은 놀라운 구원 계획에 따라 하나의 피조물이 창조주의 마음에 드는 거처가 되는 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마스커스의 성 요한도 성모님의 성탄을 축하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모든 사람들이여, 전세계에 기쁨을 가져다 준 자가 태어난 날을 기뻐하고 축하하자. 오늘, 전세계를 위해 구원의 문이 활짝 열렸다."

 

 교회 전승을 통해 성모님의 성탄에 대해 알 수 있는 이야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양친은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였는데,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많아서 자식을 낳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꾸준히 기도를 올리며 "자식을 주신다면 그 자식을 하느님께 바쳐 성전에서 봉사하게 하겠다."고 서약했습니다. 그 기도의 덕택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마리아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38년이나 앓고 있던 앉음뱅이 병자를 치유하신 베짜다 연못이 있고, 바로 그 옆에 성모님이 태어난 곳(생가)이라고 알려진 명소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 성녀 안나 기념 성당이 세워져 있습니다.

 

 오늘 독서의 말씀은 성모 마리아를 염두에 두고 또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구원을 알리는 내용입니다. 미가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주님이 오신다고 선포하는데, 이 분은 유다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실 것입니다. 메시아의 어머니는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 줄 다윗 집안의 왕자이자 목자인 구세주를 낳을 것이고, 그녀는 새 백성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메시아와 함께 활동할 것입니다. 복음은 다소 무미건조하게 보이는 족보를 담고 있는데, 그러나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메시아이며 주님이신 예수님의 위치를 이스라엘 백성의 왕가 가문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사실 아브라함의 후손이고 하느님의 약속에 부합되는 성조들의 후손입니다. 그리스도와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일치시키는 연결 고리는 시온의 딸이자 주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입니다. 또한 성모 마리아의 동정을 강조하는 내용은 성자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늘로부터 오신 분임을 드러내는 표시(신적 기원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모님을 통해서 오셨습니다. 그리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가 탄생한 것은 전세계에 희망의 빛을 주고 구원의 여명을 알린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모님은 십자가상에서 전 인류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에 오늘 축일은 우리들의 어머니의 탄생일이며 인류 전 가족이 기뻐해야 할 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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