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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장 큰 별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1999-12-25 조회수2,149 추천수1 반대(0) 신고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때 가장 인상 깊었던 성탄카드가 있었다.

성탄 축하 메시지와 함께 별 스티커가 잔뜩 들어있었다.

우리 아기는 신나서 온집안에 별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벽이며 마루 바닥이며 자기 온몸에도 붙이고 발에다가 잔뜩 붙였다.

노란별, 빨간별, 초록별, 파란별, 색색가지 붙이면서 이쁘다고 난리였다.

정신 사납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쁘기도 하고 애기 작품이다 싶어서

그냥 놔두었다.

그러다가 그 카드를 보내신 분의 의도를 생각해봤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시지만 늘 순수한 마음을 지니신 그 분은 예수님이 계신 곳으로

동방 박사들을 인도해준 그 별을 상징코자 그러셨을 것이다.

주님께로 인도해준 그 별.

가장 밝게 빛났다던 그 별.

깜깜한 밤 하늘을 밝게 빛내주던 그별은 만민을 구원하실 왕이 태어났다는 곳을 막연히

따라가고 있던 동방 박사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었으리라.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을 좋아하는 것은 그런 기분이 들어서가 아닐까.

나 혼자가 아닌 느낌, 하늘에 누군가가 계신것 같은 느낌 때문이 아닐까.

나를 지켜보고 있으며 보호해준다고 느낀다.

 

어제 우리 신앙의 큰 별이 나셨다.

우리를 어둠에서 구해주실 별.

우리를 결코 혼자두지 않고 늘 비춰줄 별.

온갖 찬송과 찬양을 받으실 그 별이 나셨다.

그 기쁘고 영광스런운 순간에 나는 뭘하고 있었나.

들뜬 성탄절 분위기에 휩쓸려서 호들갑스럽게 보내고 말았다.

 

어느 수녀님이 그러셨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말구유는 바로 말들에게 먹이를 주는 곳인데 그것은

예수님이 우리의 밥이 되기 위하여 태어나심을 상징한다고.

우리의 굶주린 영혼을 먹이시기 위해 우리의 밥이 되시는 것이라고.

그렇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의 양식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이라고.

 

난 항상 12월 25일이 되면 왠지 허전했다.

일년을 기다려온 성탄절이 막상 오면 바로 지나가버리는 것이 서운해서 그런다.

내일이 되면 크리스마스 트리도 왠지 어색해보이고 성탄 캐롤도 그렇다.

성당에서 몇주동안 계속 성탄 성가를 부르면 좋기도 하지만 왠지 어색하기도 했다.

창피한 일이지.

이렇게 나이를 먹도록 그렇게 생각하다니.

솔직히 오늘에 와서야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걸 알았다.

12월 26일이라고 해서 기쁘지 않은 날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 기쁘고 감사할 날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 달도.

예수님이 생생하게 우리 곁에서 자라고 계시니까.

아기들이 태어나면 그 당일이 물론 가장 감격스럽다.

하지만 아기가 커갈수록 엄마를 알아보고 옹알이를 시작하고 재롱을 피우고 그렇게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더 큰 행복이다.

새록 새록 정이 든다.

주님이 태어나신 것이 끝이 아니라 그분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더 큰 기쁨이다.

내 안에서 말이다.

 

"그 은총은 우리를 훈련해서 우리로 하여금 불경건한 생활과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게 하고 이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고 바르고 경건하게 살게 해 줍니다."

 

오늘 말씀처럼 그분이 자라셔서 내안의 악을 물리쳐 주시고 나를 지켜주시는 것을

느끼는 것이 더 큰 기쁨이다.

지금 어둡지만 저 밖의 별이 있듯이 그분은 항상 나를 지켜주시니까.

어느 별보다 찬란하고 영광스런 별이시여, 언제나 내안에 나를 비춰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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