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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은 사람? 큰 사람?
작성자조명연 쪽지 캡슐 작성일1999-12-08 조회수2,152 추천수4 반대(0) 신고

작은 사람? 큰 사람?(대림 제2주간 목요일)

 

요즘 경기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분들이 참 많지요. 이렇게 어려운 분들의 소망은 바로 돈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겠지요. 돈만 있다면 행복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지만 자신에게 이런 행운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늘 하고 있었던 어떤 남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그는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눈을 반쯤 감은 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기가 부자가 된다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작은 돌처럼 느껴지는 것들로 가득 찬 가죽주머니가 그의 발에 채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주머니를 확인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자가 되었을 때의 생각을 하면서 그는 그 주머니를 주워 무심결에 그 속에 든 돌을 물 속으로 던지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자가 되면 난 큰 집에서 살 거야."

그는 이렇게 말하며 돌을 던졌다. 그는 또 하나의 돌을 던지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하인들을 고용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을 거야."

마지막 한 개의 돌이 남을 때까지 그는 계속해서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던졌습니다. 그가 마지막 돌을 손에 쥐고 들어올리자 그 돌이 달빛을 받아 번쩍였어요. 그때서야 그는 자신이 던졌던 돌들이 귀중한 보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지요.

가상의 부에 대해 헛된 꿈을 꾸고 있는 동안 손에 쥐고 있던 진짜 부를 내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현재의 삶, 그리고 영원 속의 우리의 삶을 부유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우리는 우리 손 안에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해서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일찍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

이 말씀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 모든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나라의 가장 작은 이보다도 뛰어날 수 없으니까 잘난 체하지 말라는 말씀일까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다른 의미인 것 같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구약시대의 마지막 인물로, 예수님을 준비하였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요.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기쁜 소식인 복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즉, 복음을 알지 못하기에 하늘나라의 가장 작은 이보다도 더 작은 인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복음으로 성화된 사람들이 하늘나라에서 더 크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전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주님으로부터 큰 은혜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갖지 못했던 예수님의 복음을 우리는 듣고, 이를 실천하여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커다란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생활하는데 있어 엄청난 보물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보물은 우리들을 하늘나라에서 크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보물을 앞서 제가 말씀드린 사람처럼 물 속에 하나씩 무심결에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나는 행복하고 싶은데'라고 말만 하면서 보물 하나를 그냥 물 속에 버리지는 않습니까?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데'라고 말하면서 또 하나의 보물을 버리지는 않습니까? '나는 건강하고 싶은데'라고 말하면서 또 하나의 보물을 버리지는 않습니까? 자신의 소망을 채우기 위한 세속의 행복만을 쫓을 때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보물을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들을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됩니다.

지금까지 물 속에 여러분에게 주어진 보물을 버리셨다면, 이제는 그 보물을 다시 주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 방법은 주님의 복음을 듣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세상에 희망과 기쁨과 평화를 심을 수 있을 것이고, 비록 이 세상 안에서는 작은 자의 모습이 될 수도 있지만, 하느님 나라에서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꼬랑지) 처음으로 이곳에 글을 올려봅니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었거든요. 앞으로도 가능하면 많은 글을 올릴 것을 다짐해봅니다. 참, 그리고 저는 젊은사제 동호회의 시샵을 맡고 있는 조명연 마태오 신부입니다. 가끔 생각나시면 젊은사제의 동호회에 오셔서 몇 자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당히 썰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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