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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맑은 눈을 바라보며
작성자정은정 쪽지 캡슐 작성일1999-03-10 조회수3,928 추천수9 반대(0) 신고

  맑은 눈을 바라보며

 

  세상에서 가장 예쁜 눈을 저는 송아지와 강아지라고 생각합니다. 천성으로 동물을 무서워 하지만, 가끔 동물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없이 맑고 깊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조카의 눈이 강아지 눈빛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카 뿐 아니라 그 또래의 아기들 눈을 보면 투명하도록 까맣습니다. 어른들의 눈하고는 빛깔이 틀리죠.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가 싶게 아이들 눈은 참으로 맑습니다.

 

  왜 그런지 어머니께 여쭤보니, 아이들은 나쁜 생각이 뭔지 몰라서 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하지 말라면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이 어린 아이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송아지랑 강아지도 마찬가지고요. 동물이 나쁜 생각을 하는 것 봤냐며 오히려 저에게 물으십니다.

 

  오늘 예수님은 자신은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여러 이야기와 전승으로 예수님이 율법에 대한 논쟁을 펼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조문 문장에 얽매이지 않으시고 오히려 철저히 율법을 지키신 분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은 아마도 안식일 논쟁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당연히 지켜져야 할 지금의 율법은,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완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되려 율법을 만들고 지켜야 한다고 주창하는 사람들, 그리고 얽매여 있는 사람들의 삶이 그렇지를 못 하다는 걸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이죠.

 

 차라리 아이들처럼 나쁜 생각이 뭔지 몰라서 아예 생각하지도 않는 순진무구함.

그것이 율법의 완성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도 율법을 어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라서 어기지도 못하는 맑은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거울을 들여다 보고 저의 눈빛을 좀 살펴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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