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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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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1,664 추천수0

11월 9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우리의 몸은 주님의 성전

 

 

의미를 전달하는 표지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만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들도 많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쉽게 감지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용과 의미는 ‘상징’들을 통해 인지된다.

 

차와 사람이 길을 가는데 차가 다니는 길은 차도, 사람이 다니는 길은 인도이다. 그렇게 턱을 지어 ‘표지’로 선을 긋고 구별한다. 차가 마주치는 교차로에는 신호등이라는 표지를 사용한다. 이쪽 차가 갈 때, 교차하는 차는 서도록 하는 표지이다. 신호등이라는 표지를 통해 차는 서고 사람은 건너라는 내용을 드러내고 그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사람은 무엇을 함께 하려고 ‘모인다.’ 모임은 공동의 지향과 의향을 갖고 공통된 생각과 나눔을 얻고자 함께 자리를 갖는 일이다. 그래서 모인다. 사람들은 모임을 통해 통교와 교환을 이루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나눔과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모임, 집단, 공동체, 무리의 개념도 ‘표지’로 드러난다. 모임의 형태라는 표지를 통해 모임 안에 담긴 자기의 성격과 내용과 의미를 나타낸다.

 

 

믿음의 표지를 둘러싼 성전

 

종교적 차원의 모임도 마찬가지이다. 신앙적인 이유로 사람들은 모인다. 특히 그리스도교는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모인다.’ 그것은 일반 사회의 모임과 특징을 달리한다. 그리스도인의 모임은 먼저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모인다.

 

그래서 이 모임에는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표지들이 있다. 모인 이들이 집중하는 ‘제대’가 단(壇) 위에 놓여있고, 모임을 주례하는 ‘제관’(사제)이 있으며, ‘제물’(봉헌 예물)이 마련된다. 이것은 하느님과 당신 백성이 만나는 제사(전례)를 이루는 세 가지 요건이다. 그리고 이 모임은 하느님의 집이라 불리는 성전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하느님 백성의 표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성전은 하느님의 집이며, 또한 하느님 백성의 집이라 불린다.

 

 

전 세계 교회의 어머니요 머리

 

새 성전을 지으면, 제대는 축성하지만 성전은 봉헌한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축일을 기념하고 축제를 지낸다. 본당 봉헌 기념일, 주교좌 성당 봉헌 기념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더 나아가 로마의 4대 성전(베드로, 바오로, 라테라노, 성모 설지전)의 봉헌 축일은 전 세계 교회가 축하하고 기념한다.

 

그렇다면 왜 로마의 대성전 봉헌 축일을 지내는 것일까? 로마 교회에서 4개의 대성전 가운데 교회의 수위권을 드러내는 성전이 있다. 지금은 베드로 대성전이지만, 일찍이 라테라노 대성전부터 시작되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종교 자유를 선포(313년)하고 라테라노 궁전을 교회에 내주어 사도좌가 자리하게 되었고, 이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였다. 그 뒤 12세기부터 11월 9일에 대성전 봉헌 기념행사를 해왔다. 교황의 사도좌가 있는 대성전이었기에 “전 세계와 로마의 모든 교회들의 어머니요 머리의 교회”라는 이름과 함께 존경과 일치의 표지로서, 로마 전례를 거행하는 모든 교회에서 이 축일을 지내게 되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전이다

 

성전은 교회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며, 성전은 하느님 백성의 표지가 된다. 흔히 성전을 일컬어 단순히 ‘교회’라고 하는 것은 성전이 표지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성전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우리들 자신의 몸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성전인 것이다. 그것은 세례를 통해 하느님을 내 안에 모시게 되었고, 성령께서 머무르시는 궁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의 성령께서 자기 안에 살아계신다.”(1고린 3,16 참조)고 말한다. 우리는 세례로 하느님의 참되고 살아있는 성전이 되었다. 따라서 성전을 지어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우리의 몸 전체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표지’가 된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가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여 새사람이 된 것은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봉헌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참되고 살아있는 성전이다. 대성전 봉헌 축일을 지내면서,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백성이 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의 성령을 모신 아름다운 성전이 되었음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자. 성전을 깨끗이 청소하듯이 내 몸과 마음을 청소하고, 성전을 아름답게 꾸미듯이 내 영혼도 꾸미도록 해보자.

 

[경향잡지, 2003년 11월호, 나기정 다니엘 신부(대구대교구 제3대리구 전담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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