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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과 교황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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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2,109 추천수0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과 교황주일 - 흔한 이름이 갖는 중요성

 

 

사람들은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은 그 사람의 고유성을 지정하는 구실을 한다. 사람이 태어나면 이름을 짓고, 다른 이들이 그의 이름을 부른다. 이름을 부르는 일은 그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이름을 기억하는 일은 그를 기억하는 일이 된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여 불러주지 못하면 당사자는 매우 섭섭해한다. 이름은 이렇게 자기 존재의 의미를 설명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

 

그런데 이름도 유형과 유행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 이름들을 살펴보면 남녀에 따라, 시대와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름을 들어보면 어느 세대인지 구별이 될 정도이다. 또 과거에는 훌륭하고 존경받는 이들의 이름을 많이 따랐다. 하지만 요즈음 세대는 독특하고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이름을 짓는다. 과거에는 공동의 가치가 우선되었지만, 지금은 개인의 가치가 존중받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에도 많은 이름이 있다. 세례 때 받는 ‘세례명’이 그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세례명은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것이므로 새사람으로서 받는 새 이름이다. 교회 성인들의 이름을 받아 그 성인을 본받고 그분의 전구로 보호를 간구하는 마음이 실려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의 이름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

 

요즈음에는 자기 생일에 맞추어 성인의 이름을 찾거나, 성별이 맞지 않으면 거기에 맞추어 변형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특별한 성인의 이름을 찾거나, 또는 이름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를 따라 세례명을 정하기도 한다. 심지어 한문 이름으로 그리스도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풀이하여 짓기까지 한다(어른 입교 예식서, 203항 참조).

 

하지만 과거에는 유명 성인들이 단연 으뜸이었다. 현재도 그런 유형의 이름을 가진 이들이 상당수이다. 이 성인들의 이름으로는 성모님과 사도들, 초대교회의 순교자들이 특히 인기가 많았다. 우리 교회의 흔한 세례명으로 ‘베드로’와 ‘바오로’를 들 수 있다.

 

베드로와 바오로를 가장 많이 택한 이유는 그만큼 교회에서 중요하고 공경받는 성인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많은 교우가 그 이름을 갖게 됨으로써 이분들의 행적과 역할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주춧돌이시라면, 사도들은 교회를 우뚝 솟게 하는 기둥이시다. 특히 베드로와 바오로는 중심이 되는 으뜸 사도들에 속한다.

 

초대교회 때부터 이 두 분의 사도를 특별히 공경해 왔다. 4세기에 이미 축일을 6월 29일에 지낸 기록이 있다. 이분들은 초대교회의 핵심이며 주요 사도들이기에 함께 지낸 것이다.

 

사도 베드로는 갈릴래아 호수의 평범한 어부였지만,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아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고, 초대 교황으로서 교회의 설립과 복음선포에 자신을 봉헌하였다. 사도 바오로는 당시 명망 높은 바리사이파 사람이었지만,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러 다마스커스로 가던 중 그리스도를 만나는 체험을 하고 주님의 사도가 되었다. 박학한 지식과 로마 시민의 지위로 이방인의 사도가 되어, 예루살렘에서 소아시아와 희랍을 거쳐 로마까지 복음을 전하였다. 두 분 모두 순교한 것으로 전한다.

 

교회는 이 축일을 성대하게 지낸 전통을 갖고 있다. 이날 미사는 전야 미사와 본일 미사로 두 번의 미사를 지낸다. 그것은 베드로의 수위권으로 교회 가르침의 권위가 드러나고, 바오로의 가르침과 선교가 그리스도교 신학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사도 베드로는 천국의 문을 상징하는 열쇠를 갖고 있고, 사도 바오로는 진리를 뜻하는 칼을 지닌 형상을 볼 수 있다. 두 사도의 행적을 기억하면서(독서), 그분들의 사도직 수행과 복음선포를 회상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따라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은총을 전구한다(감사송).

 

아울러 이 대축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을 ‘교황주일’로 정하여 지낸다. 구체적인 우리 교회 공동체가 보편교회의 표상인 사도좌의 교황님과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하고 실천하고자 특별 헌금을 모아 사도좌에 보낸다.

 

교회 안에 흔한 이름이지만, 사도들의 이름이 갖는 중요한 역할을 묵상하면서 그분들의 열정을 본받아 자기 공동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명을 다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경향잡지, 2003년 6월호, 나기정 다니엘 신부(대구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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