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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마침 예식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13 조회수2,520 추천수0

미사의 마침 예식

 

 

미사에서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다음 미사 전례 전체를 종결짓는 예식이다. ‘마침 예식’이라 한다. 성목요일, 장례 미사 등과 같이 미사 끝에 다른 전례 예식이 이어지면 마침 예식은 생략된다. 미사 전례 외에도 시간 전례, 여러 축복 예식, 여러 신심 기도 모임 등 교회의 다양한 전례 예식 끝에는 항상 그 예식을 마무리하는 마침 예식이 있다.

 

 

의미

 

미사는 ‘시작 예식’, ‘말씀 전례’, ‘성찬 전례’ 그리고 ‘마침 예식’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본질적이고 중심적인 부분이 말씀의 식탁에서 하느님 말씀을 배령하는 말씀 전례와 그리스도 몸의 식탁에서 성체와 성혈을 영하는 성찬 전례이다. 이 본질적인 부분에 도입하는 기능을 시작 예식이 하고 그리고 이 본질적인 부분을 마무리하는 기능을 마침 예식이 한다. 따라서 마침 예식은 신자들로 하여금 성찬례 전체를 마무리하고 전례에서 일상 삶으로 건너가게 하는 기능을 한다. 구원의 말씀과 생명의 빵으로 양육된 전례 집회는 마침 예식을 통하여 주님으로부터 세상에 파견되는 공동체로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

 

 

역사적 변천

 

마침 예식은 예전부터 매우 짧고 간결했으며 미사의 다른 예식들과는 달리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 3세기 테르툴리아노는 단순히 “미사가 끝나면 백성은 파견된다...”라고 했다 (De anima, 9; PL 2,660A). 4세기 후반 시리아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는 ‘사도 헌장’ (Constitutiones Apostolicae)에서는 미사 끝에 주교가 영성체 기도를 바치면 회중이 “아멘”이라고 응답하고는, “부제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머리를 숙이십시오’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주교가 긴 강복 기도를 바친 다음 모두가 “아멘”하고 응답하고, 마지막으로 “부제가 ‘평화로이 물러갑시다’ 하고 말한다” (VIII, 15). 이렇게 미사가 끝난다. 4세기 후반의 문헌인 ‘에제리아 순례기’ (Itinerarium Egeriae)에서도 여러 전례 거행 끝에 주교가 신자들에게 강복을 하고 파견이 완료된다는 것을 자주 기록하고 있다. “주교는 신자들에게 강복을 하고, 그렇게 파견이 완료된다.”

 

5-8세기 교황이 특수 전례 시기에 로마 시내의 여러 바실리카 대성당을 순회하면서 거행한 미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로마 예식 1권’ (Ordo Romanus I)에서 초기 로마 교회 미사의 마침 예식을 비교적 상세히 볼 수 있다. 교황은 모든 신자의 영성체가 마무리되면 성가대에게 영광송으로 영성체 후렴을 끝내라고 지시한다. 교황은 제대로 돌아가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말하고 영성체 후 기도 (oratio ad complendum)를 바친다. 대부제가 부제들 가운데 한 부제를 선택하여 파견을 선포하게 한다. 부제가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Ite, missa est) 하고 파견을 선포하면 백성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응답한다. 그 다음 교황과 봉사자들은 제의실로 퇴장한다 (117-126항).

 

1570년 비오 5세 로마 미사 전례서의 마침 예식은 여러 요소들이 논리적인 배열 없이 섞여 있었다. 파견을 선포하는 “Ite, missa est”가 사제가 하는 마지막 말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파견 다음에 사제의 강복, 요한 복음 서문 (요한 1,1-14)의 봉독, 세 번의 성모송, 그리고 다른 두 가지 기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개혁으로 마침 예식의 요소들을 단순화하고 논리적으로 재배열했다. ?2002년 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에는 마침 예식의 기능과 의미에 관한 내용이 없다.

 

 

예식의 구조와 내용

 

2002년 로마 미사 전례 총지침에서 마침 예식의 구조를 보면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 필요하다면 짧게 공지를 한다. 2) 인사와 강복은 몇몇 날이나 어떤 경우에는 백성들을 위한 기도나 다른 형태의 장엄 강복을 할 수 있다. 3) 부제나 사제가 하는 백성의 파견으로 각자는 자신의 좋은 일에 돌아가고 주님을 찬양하고 찬미한다. 4) 사제와 부제가 제대에 침구하고, 그러고는 사제와 부제와 다른 봉사자들은 제대에 깊이 절한다 (90항). 이 구조는 미사의 시작 예식의 구조와 매우 흡사하다. 마침 예식의 구성 요소를 시작 예식의 구성 요소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시작 예식: a. 입당 - b. 제대 인사 - c. 제대에 입맞춤 - d. 십자 성호 - e. 신자들에게 인사와 응답 - f. 도입말

마침 예식: f. 공지 - e. 신자들에게 인사와 응답 - d. 강복과 파견 - c. 제대에 입맞춤 - b. 제대 인사 - a. 퇴장

 

이렇게 마침 예식의 구조는 시작 예식과 비교할 때 대칭 구조로 구성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세밀히 비교하면 마침 예식은, 시작 예식은 물론 미사의 다른 예식들에 비해 매우 단순하고 간결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1) 맺음말과 공지 사항

 

영성체 후 기도가 마치면 사제는 거룩한 행위 전체 (31항)를 마감하는 간단한 말을 할 수 있다. 이 맺음말을 통하여 신자들은 삶의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성찬례의 의미를 짧게나마 기억하게 된다. 또한 사제는 필요에 따라 공지사항을 알린다. 공지사항은 짧아야 한다.

 

2) 인사와 응답

 

사제는 두 팔을 벌리며 신자에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인사하고 백성은 “또한 사제와 함께” 하고 응답한다.

 

이 인사 형식은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것이며 성서에서 자주 사용된다 (룻 2,4: 2데살 3,16; 2디모 4,22 등등). 우선 이 인사는 헤어질 때하는 인사이고, 동시에 당신의 약속 (마태 18,20)에 따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현존하신다는 것에 대한 강한 기억이다. 따라서 미사 중에 말씀과 성찬을 통해 신자들 안에 오시어 구원은총을 베풀어주신 주님께서 사회생활 중에도 계속 그들과 함께 계시기를 기원하고 확언하는 인사이다.

 

신자들의 응답은 직역하면 “또한 당신 영과 함께” (Et cum spiritu tuo)이다. 성 바울로는 “주님이 그대의 영과 함께 계시며” 하고 말한다 (2디모 4,22; 갈라 6,8; 필립 4,23; 필레 25 참조). 언어학적으로 보면 이 응답은 “또한 당신 영과 함께”의 셈어를 번역한 것뿐이다. 주례자의 인사가 단순히 주례자의 개인적 선의와 통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 선포인 것과 같이, 신자들도 단순히 개인적 말로 사제에게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종이며 하느님 신비의 관리자” (1고린 4,1)인 주례자의 직무에 대해 인사하는 것이다. 전례를 집전하는 구체적인 한 사람 (liturgicus) 안에 현존하는 ‘영’ (spiritus)은 사제의 인격이나 영혼만이 아니라 그가 입은 특은 (charisma)을 분명히 드러내는 말이다. 사제는 성품성사를 통해 모든 이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이 영을 수여받는다. 이 인사를 통하여 신자들은 주님께서 당신 은총 사제의 특은을 효과 있게 하시기를 기원한다.

 

3) 장엄 강복(Benedictiones sollemnes)과 백성을 위한 기도(Oratio super populum)

 

특별한 날과 특별한 경우에 사제는 장엄 강복이나 백성들을 위한 기도로 더 성대하게 강복할 수 있다. 2002년 미사 전례서에는 ‘미사 끝 장엄 강복과 백성을 위한 기도’라는 소제목으로 ‘미사 통상문’ (Ordo Missae) 안에 속해 있다. 말씀 전례, 시간 전례, 다른 전례 예식 끝에도 사용할 수 있다. 사제 자신이 혹은 부제가 있으면 부제가 “강복을 받기 위하여 머리를 숙이십시오” 라는 말이나 다른 적당한 말로 신자들을 준비시킨다.

 

장엄 강복은 갈리아 미사 전례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당시 주교나 아빠스는 영성체 전에 영성체를 준비하거나 영성체를 하지 않고 미리 퇴장하는 신자들에게 영성체 전에 강복했다. 현재의 장엄 강복은 대부분 아니안느의 베네딕도 (약 750-821)가 만든 것으로 보는 ‘그레고리오 성사집’의 ‘보충본’ (supplementum)에서 발췌한 것이고 나머지 강복들은 새롭게 만든 것이다. 2002년 미사 전례서에는 전례 시기별로 사용할 수 있는 총 20개의 장엄 강복 양식을 제시한다. 사제는 신자들을 향하여 팔을 펼치고 세 번의 강복문을 외고 신자들은 매번 “아멘”하고 응답하고 항상 끝에는 성삼의 이름으로 하는 강복으로 마무리한다.

 

백성들을 위한 기도는 미사를 마무리하고 신자들이 매일의 일터로 돌아가기 전에 그들 위에 하느님의 도우심과 보호를 빌어준 관습에서 기원했다. 중세 때 예비신자들이 퇴장하기 전 말씀 전례 끝에 바쳤던 기도와 흡사하다. 2002년 미사 전례서에는 28개의 백성들을 위한 기도를 제공한다. 이 기도를 바치는 방법은 장엄 강복과 같다.

 

4) 마침 강복과 파견

 

사제는 손을 모았다가 곧바로 왼손을 가슴 위에 놓고 오른 손을 들어 “전능하신 천주”를 말하고 계속해서 백성 위에 십자 표시를 하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있는 모든 이에게 강복하소서” 하고 말한다. 신자들은 모두 “아멘”하고 응답한다. 주교는 신자들에게 세 번 십자표시를 하면서 강복한다.

 

사제의 강복은 중세 후기에 도입되었다. 가장 오래된 ‘로마 예식 1권’에서 보면, 교황이 퇴장할 때 여러 계층의 신자들이 “성하, 원하오니, 강복하소서” 하고 청하면 교황은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강복하소서”라는 말로 강복하고 신자들은 “아멘”으로 응답했다 (124항). 로마 교회에서는 강복은 매우 오랫동안 주교에게만 유보되었다. 12세기까지의 전례서들은 제대에서 사제가 하는 통상적인 마침 강복에 관해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복을 청하는 사람에게만 사제가 성작, 성반, 특히 성체포를 가지고 강복을 줄 수 있었다.

 

마침 강복 다음에 사제 혹은 부제가 있으면 부제가 손을 모으고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고 파견을 선포한다. 신자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응답한다. 라틴말 미사 전례서에는 단 하나의 파견 형식만이 있다 (Ite missa est). 동방 전례들은 성서적 표현인 “평화로이 나아갑시다” (루가 7,50; 마르 5,34 참조)를 사용한다. “missa”라는 라틴말 단어는 원래 “missio”, “dimissio” (파견)에서 파생했다. 이것은 후대에 가서 성찬례 전체를 가리키는데 사용되었다. 우리 말 미사 전례서에는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 “가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나눕시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주님을 찬미합시다” 등 총 5가지 파견 형식이 있다.

 

5) 제대 입맞춤, 제대 인사, 퇴장

 

부제가 있으면 부제와 함께 사제는 제대에 입을 맞추고, 평신도 봉사자들과 함께 제대에 깊은 절을 하고 제대를 떠난다.

 

제대 입맞춤은 거룩한 신비가 거행되고 감사의 희생제사가 완성되는 ‘주님의 식탁’으로서의 제대에 인사하는 것이다. 성 암브로시오는 “제대가 그리스도 몸의 형상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De Sacramento, 4,2,7)라고 했다. 그래서 이것은 그리스도께 드리는 인사이기도 하다. 점차 제대의 재로가 나무에서 돌로 바뀌면서 제대는 영적인 바위이며 모퉁잇돌이신 그리스도 (에페 2,20)를 더욱 상징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세 초기부터 제대 입맞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인사하신다는 표시로 의미가 바뀌었다. 예를 들어, 교황 인노첸시오 3세 (1198-1216)는 제대에 입을 맞추는 주교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당신 신부에게 인사하신다고 했다 (De sacrae altaris mysterio, II,15: PL 217,807). 또한 순교자의 무덤 위에 제대를 세우기 시작하면서 제대 입맞춤은 순교자의 무덤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여겼고, 더 나아가 성인 공경 신심과 결부되어 제대에 성인 유해를 안치하면서 더욱 강화되었다. 그래서 성인 유해와 함께 제대는 전투하고 고통받고 승리하는 교회의 상징이 되었다. 자연히 주교는, 유해와 함께 제대에서 드러나는 교회인 신부에게 다가가는 신랑인 그리스도로 인식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개혁으로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제대를 경배한다는 초기 의미를 다시 찾았다. 또한 이전에는 미사 중에 여러 번 제대에 입맞춤을 했지만 이제는 성찬례의 시작과 마침에 하도록 그 수를 축소한 것도 초세기 의미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성찬례 모임과 감사행위의 중심으로 제대를 경배한다. 제대는 살아있는 돌 그리스도 예수 (1베드 2,4; 에페 2,20 참조)를 더 분명하고 항구하게 나타낸다.

 

참고 문헌

 

이홍기, 미사 전례, 분도 출판사, 1998 재판; B. 노인호이저, 김인역 역, 문화사에 따른 전례의 역사, 분도출판사, 1992; J. Hermans, La celebrazione dell'Eucaristia, Editrice Elle Di Ci, 1985; M. Righetti, Storia liturgica III. La Messa, 1966; J. H. Emminghaus, The Eucharist, The liturgical press, 1997; A.G. Martimort (ed.), The Eucharist, Irish university press, 1973; D. Borobio (ed.), La celebrazione nella Chiesa 2, Editrice Elle Di Ci, 1994.

 

[출처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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