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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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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1,428 추천수0

10월 18일, 성 루가 복음사가 축일 - 성실함의 사도 루가

 

 

현대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남들이 알아주는 이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유명한 사람,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사람이 인지도가 높다. 무언가 뛰어난 역량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튀는 사회가 오늘의 세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재능을 갖고 그것을 십분 활용하여 무언가 큰일을 하거나 큰 영향을 끼치면 남들이 알아주는 유명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요즈음을 연예인들이 더 유명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시대라고 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무슨 연예인이나 프로 운동 선수가 되겠다는 답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만큼 명예와 재물이 주어지는 큰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무엇보다 무슨 큰 재능으로 유명한 사람이 되어 명예를 누리거나 돈을 많이 벌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복음에서는 결코 중요한 것으로 삼지 않는다. 명예나 부나 권력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능력들은 모두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이며, 그것으로 인해 하느님 찬미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 가운데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기록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서들이다. 이 복음서에 그리스도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이 잘 집약되어 있다. 그래서 이 정신을 일컬어 ’복음정신’이라 말한다. 복음서는 네 권이다.

 

복음서의 저술가인 마태오와 요한은 예수님의 제자들이었지만, 마르코와 루가는 그 다음 세대로 사도 바오로와 함께 다닌 제자들이다. 특히 루가는 사도 바오로와 함께 동행하면서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하였는데, 이것이 ’사도행전’이다. 그는 자신의 복음인 루가 복음에서 예수의 승천으로 글을 맺고 있으며, 사도행전에서는 예수 승천부터 사도들의 행적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

 

교회는 초대교회 때부터 예수님의 제자들인 사도들뿐 아니라, 복음서를 전해준 복음사가들도 기억하고 그들의 축일을 지냈다. 루가 복음사가의 축일을 교회는 10월 18일에 지낸다. 루가는 원래 이방인 의사 출신이었지만 개종하여 사도 바오로를 수행하였던 것이다. 특히 바오로의 2차와 3차 전교 여행에 함께하였다. 그는 자신의 일이라고 판단되어 끝까지 바오로를 수행하며 ’전교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사도 바오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그는 결코 그를 떠나지 않았다.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가르침과 행적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필요했으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 것이다. 의사였음에도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영혼을 구원해 주시는 분을 만났고 그 가르침을 충실히 따랐으며, 후세를 위해 그 말씀을 남겨야 한다는 깊은 생각을 가졌다. 마치 후세의 질병 구제를 위해 ’동의보감’을 쓴 허준처럼 말이다.

 

이런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슨 큰 능력이나 재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작은 것 하나까지 정성을 기울이는 성실한 자세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 루가는 침착하고 강인한 성품을 지녔던 것으로 판단된다. 끈기 있고 성실한 사도였다. 그래서 복음사가들을 상징하는 것 가운데 루가에게는 ’황소’를 상징으로 그리곤 하였다.

 

그렇다. 루가 복음사가는 자신이 쓴 복음 말씀의 가르침뿐 아니라, 자신의 삶의 흔적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복음정신을 일깨워주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권력이나 명예나 부가 우리의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가르침,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보장해 준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현대인들은 무언가 큰일, 위대한 업적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루가는 자신의 삶의 흔적을 통해 작은 일에 정성을 기울이고 끈기 있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며, 침착하고 강인한 자세로 성실하게 살아야 복음정신에 부합한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우리는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한꺼번에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맨손체조처럼 가벼운 운동이라도 날마다 꾸준히 성실하게 할 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설교와 기록으로 주님의 신비를 세상에 알렸고, 우리 모두가 주님의 구원을 깨닫도록"(본기도) 이날을 묵상해 보자. 그래서 루가 복음사가처럼, 육신의 병을 고치고 육신의 안위를 위하는 것보다 영혼의 구원을 위하는 길로 나아가자.

 

[경향잡지, 2000년 10월호, 나기정 다니엘 신부(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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